젊은 나이도 아닌 시기에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그동안 대한민국에 정착하면서
도움만 받으며 살아왔던
제가 이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베풀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고마움에 보답하자 / 장호영

 

저는 대한민국에 정착한지 어느덧 5년째 들어서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입니다.

하나원을 수료하고 평택YMCA 경기남부하나센터 교육을 받은 후 반도체 제조회사에서 남한에서의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현재까지 성실히 근무하며 팀장이라는 직책도 얻게 되고 이제는 조금이나마 정착을 하는구나 싶습니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며 이렇게 나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도 처음입니다. 북한에서는 내 삶의 주인공이 내가 아니었기 때문에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었고 대한민국 첫 정착에서는 정신없이 적응하며 살아오느라 그럴 만한 겨를이 없었습니다.

지난 5년간의 나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스스로 대한민국에 잘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 잘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또 다른 길은 사회복지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제가 젊은 나이도 아닌 시기에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그동안 대한민국에 정착하면서 도움만 받으며 살아왔던 제가 이제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아야 되겠다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어려서부터 북한에서 남한처럼 자본주의나라는 썩고 병든 세상이라고 교육받아 왔고 모두 노숙자처럼 생활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와 보니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아무런 대가 없이 봉사를 하고 자신의 가진 것을 베푼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원 교육을 받는 동안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때에 느낀 것이 참 많았습니다.

늘 받기만 하면서 살아 왔던 제가 언제면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위하여 봉사를 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하던 중, 경기남부하나센터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자원봉사를 알게 되었고 지금은 어렵게 대한민국에 첫 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을 위해 자원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자신이 배정받은 집에 들어 갈 때, 함께 짐을 나르고 집 주변에 뭐가 있는지, 대중교통은 어떻게 이용하는지 등의 우리 생활에서 밀접하게 알아야 할 정보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5년 전 저의 모습을 생각하며 후배 북한이탈주민들이 잘 정착하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열심히 시간을 쪼개어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조국을 위해 살고, 또 한때는 나를 위해 살았다면 지금은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제 삶이 너무나도 대견합니다. 저에게는 열정이 있고 소망이 있습니다. 주야간으로 일을 하며 가정을 돌봐야하는 바쁜 가장이지만 다른 사람을 돕고 그들이 고맙다고 웃으며 인사할 때, 무언가 저를 통해 하나 더 알아갈 때, 진정한 행복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소극적이고 내 자신조차 모르고 살았던 저에게 정말 ‘나의 삶’을 찾도록 해준 대한민국과 도움을 주신 평택YMCA 경기남부하나센터 선생님들과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정말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앞으로도 열심히 정착하며 살아가겠습니다.

훌륭한 사회복지사로 다시 서는 그날까지 저의 열정은 더 커지고 더 바쁜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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