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평택을 원한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절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평택시·정치권·언론·시민사회가
각자의 공적역할을 해야 한다.
실제적 위험성을 해결하면서
올바른 안전대책마련과
안전도시 시스템을 세워 나가는
사례가 되도록 해야 한다

 

 

   
▲ 이은우 이사장/평택사회경제발전소

메르스 사태와 미군기지내 탄저균 불법반입, 실험사건 등으로 인해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단지 옆에 들어서고 있는 APK 유해가스공장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장당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특히 주부들의 적극적 참여 속에 새롭게 주민대책위를 구성하고 안전한 도시에서 살고 싶다는 주민자치운동을 시작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APK는 미국계 회사로 고덕산단에 들어서는 삼성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유해화학물질을 공급하기 위해 장당동 아파트 단지 인근에 대규모 특수가스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대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왜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인근에 위험한 유해화학물질을 생산하는 대규모 공장이 들어 설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공장에서 생산하는 특수가스 유해화학물질 관련 정보와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사고가 날 경우 주민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에 대한 안전관리대책이 전혀 없다고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은 평택시가 대규모 외자기업을 유치했다고 홍보만 하였지 정작 APK 유독물 특수공장이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와 수많은 차량이 오가고 있는 국도 1호선, 경부선 철도 바로 옆에 들어서고 있는데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서는 발뺌만 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평택의 경우 포승국가산업단지 화학공장에서 폭발, 화재사건이 일어나 사상자가 발생한 사례가 있으며,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에서는 233건의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2012년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 가스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불산 가스가 외부로 유출돼 지역주민 1만 2000여명이 병원치료를 받았다. 농작물 피해면적은 212㏊(64만평)에 달했고 가축 4000여 마리가 폐사됐다. 그리고 2년 전 노동자 5명이 숨지고 인근 주민을 불안에 떨게 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사고에서 누출됐던 불산은 고작 60ℓ였다.

그러나 우리들은 삼성전자에 특수가스를 공급한다는 APK 공장이 어떤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지조차 제대로 알 수가 없다. 화학물질 가운데는 유독성·폭발성·인화성을 지녀 잘못 다루면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로 돌변하는 것이 수두룩하다. 그러기에 유해화학물질 공장의 경우 주거단지에서 멀리 떨어지도록 공장입지를 조성하고 철저한 안전관리대책 마련이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평택시의 석연찮은 APK 유치과정과 종합안전대책의 미흡, 주민과의 불통의 모습은 매우 개탄스럽다. 시민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문제는 최우선적으로 평택시가 나서서 해결을 해야 마땅하다. 지방자치행정은 시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며, 지자체는 시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 행복의 요소 중 첫 번째는 시민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평택시는 생활안전에 대해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면 선제적 대응을 통해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시민의 편에 서야한다. ‘머리에 이고 사는 유독물’로 고통 받고 있는 주민들의 절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택시는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제라도 안전한 평택을 원한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절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평택시·정치권·언론·시민사회가 각자의 공적 역할을 해야 한다. 장당동 주민들이 느끼고 있는 실제적 위험성을 해결하면서 전체 시민의 삶의 질을 위한 올바른 안전대책마련과 안전도시 시스템을 세워 나가는 사례가 되도록 해야 한다.

여기 저기 들어서고 있는 유해화학물질 공장들. 주민들은 공동체의 선한 의지를 모으기 위해 ‘안전한 평택을 원하는 우리’라는 카페(http://cafe.naver.com/apkno)를 개설했다. 시민건강과 안전은 삶의 질의 우선 가치이다. 그러기에 안전한 평택을 원하는 장당동 주민들의 생활자치 운동은 바로 우리들의 운동일 수밖에 없으며 지역공동체의 응원과 참여가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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