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가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뿌리내려야 한다.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최선의 방법은
투표라고 할 수 있다.
4·13총선에서는 높은 투표율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평택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 이경남 목사·시인/효덕제일교회

국가적인 위기가 끝도 없이 밀려온다. 북한의 핵이나 위안부 같은 대외적인 문제뿐 아니라 천만에 가까운 비정규직 청년실업, 경기 침체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고통과 근심에 빠져 있는 국민들은 혹여 하는 심정으로 위정자들을 바라보지만 막상 정치권의 실상은 딴판이다. 올 4월 총선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정치판에 뛰어드는데 그 현란한 구호와는 달리 정말 그들이 나라와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는 매우 회의적이다. 이 정치의 계절에 비록 정치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으나 평생 올곧은 민족주의자로 여전히 존경받는 백범을 통해 우리가 가아할 바른 정치의 모습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백범 김구, 그는 황해도 해주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정치가였다.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을 지내며 항일 독립 투쟁을 전개했고 해방 후에는 남한과 북한의 단독정부수립에 반대해 하나의 민족국가 건설운동을 전개한 민족주의자이다. 그러나 그의 확고한 친일파 청산 의지와 단독 정부 수립 반대에 불만을 품은 세력에 의해 피살당한다. 아호인 ‘백범’은 ‘백정’과 ‘범인’이라는 뜻으로 자신을 이 땅의 가난한 민중과 동일시하는 정신이 담겨있다.

그는 국내에서의 독립운동뿐 아니라 해외에 군관학교를 세워 독립군을 양성하는 일을 결의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임무를 맡았고 3·1운동 이후 상해로 망명해 임시정부 경무국장, 국무총리대리, 국무령, 국가주석 등의 직무를 맡으며 항일 독립투쟁을 지휘한다. 1932년 청년들을 모아 ‘한인애국단’을 조직하고 이봉창·윤봉길의 투탄 의거를 일으켜 일제에 큰 충격을 주는데 이것은 국제사회에 대한민국 독립의 문제를 인식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비록 열강들의 개입과 혼란한 국내 현실 정치에서 그의 뜻을 이루지는 못했으나 한결같이 이 민족이 가야할 바른 길과 이상을 품고 산 백범 정신은 이러하다.

첫째, 민족 자주 정신이다. 1945년 8월 10일 아침 일본이 항복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백범은 큰 근심에 빠진다. “이 소식은 내게 희소식이라기보다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일이었다. 수년 동안 애써 참전을 준비한 일이 다 허사로 돌아가고 말았다. 계획을 한번 실시해 보지도 못하고 왜적이 항복하였으니 지금까지 들인 정성이 아깝고… 다가올 일이 걱정되었다” 이 말은 우리 힘으로 독립을 쟁취하지 못하고 남의 힘을 빌려 해방을 얻었으니 향후 어떻게 우리가 우리 민족의 일을 자주적으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열강에 대한 우려였다.

둘째, 분명한 일제 식민지 유산 청산 정신이다. 백범은 독립과 건국을 위한 당면 과제 14개항 중 식민지 유산 청산에 관련된 조항들을 발표했는데 일제의 압제를 피해 해외로 망명하거나 일본에 끌려간 동포들에 대한 보호와 귀환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과 단호하게 친일파들을 색출 처벌할 것을 명시한 것,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일제에 끌려가 일본제국군이 된 한국인 병사들을 국군으로 편입하고 그들의 신병 처리 문제를 연합국 측과 협상해 처리하라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셋째, 하나의 민족국가 건설 정신이다. 백범은 ‘삼천만 동포에게 읍고함’이라는 글에서 “현시에 있어서 나의 유일한 염원은 3000만 동포와 손목잡고 통일된 조국. 독립된 조국의 건설을 위하여 공동 분투하는 것뿐이다. 이 육신을 조국이 수요需要한다면 당장에라도 제단에 바치겠다”라고 단언한다.

넷째, 자유민주 정신이다. 백범은 ‘나의 소원’이라는 글에서 “나의 정치 이념은 한마디로 표시하면 자유다. 우리가 세우는 나라는 자유의 나라여야 한다. 나는 우리 동포를 향해서 부르짖는다. 결코 독재 정치가 아니 되도록 조심하라고. 우리 동포 각 개인이 십 분의 언론 자유를 누려서 국민 전체의 의견대로 되는 정치를 하는 나라를 건설하자고”라고 말하고 있다.

다섯째, 문화국가 건설 정신이다. 백범은 ‘나의 소원’에서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라고 소망한다.

여섯째는 삼균주의의 사회경제 정신이다. 삼균이란 개인과 개인,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간의 평등뿐 아니라 개인의 사회·경제·교육에 있어서의 평등 실현을 추구하는 사상이다. 백범은 이 정신을 한국독립당과 임정의 건국 강령으로 삼았다.

정치란 개인적 야심이 아니라 신적인 소명의 문제고 어설픈 아마추어리즘이 아니라 전문적인 프로페셔널리즘의 문제다. 현세의 정치인들이 이 뜻을 다시 한 번 새겨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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