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와 ‘인간’을 접목한 내면 탐구…17일까지 베아트센터 전시

평택출신의 ‘박보환’ 작가는 스물일곱의 나이답게 내면에서 분출하는 생각들을 그림으로 거침없이 표현해낸다. 이번에 베아트에서 전시하는 7가지 작품의 주제는 ‘공사’다. 빨강과 초록이라는 강렬한 보색대비로 더욱 인상적인 그의 작품은 공사현장의 다양한 모습들과 현실의 모습들을 등장시켜 그 안에서 인간의 내면을 파헤치고 있다. 그에게 있어 ‘공사’란 신축공사와 보수공사, 철거공사의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 땅을 파헤치고, 산을 깎고, 요란한 기계소리와 폭발하고 다시 세워가는 일련의 ‘공사’들은 우리네 일상생활 가운데서 버젓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현대인들은 사실상 그러한 몸살에 무감각해져 있고 새롭게 세워질 유토피아만 꿈꾸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진통을 직시하지 않으면서 꿈꾸는 유토피아는 끝내 도달할 수 없는 허황된 세계다. 작가는 이러한 현상들을 푸른 초원을 바탕으로 붉은 공사현장의 도구들을 이용해 리얼리즘적으로 표현해낸다.
“현대인은 자신이 겪어야 하는 몸살이 이미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생각하지 않으려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디가 아픈지를 잘 관찰하고 대안을 설계하는 공사의 주체로 살아가야하지 않을까요?”
그의 작품을 굳이 팝아트냐 리얼리즘이냐로 따질 필요는 없을 듯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작가의 생각이 현재 보이는 현상을 떠나 인간의 내면의 깊이를 더듬고 있다는 것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작품이 매 전시를 거칠 때마다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평택출신 젊은 작가의 전시를 지켜보면서도 다음 전시가 못내 기다려지는 까닭은 그가 다음 작품에서 보여줄 작품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