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제도는
행정 절차나 관리적 편의성보다는
유권자가 투표하는 데 편리하도록
시간·공간적 제약을 완화하고
투표하는데 드는 경제적 손실을 줄인
유권자 중심의 선거제도이다

 

▲ 권기종 지도담당관/평택시선거관리위원회

오는 4월 8일부터 4월 9일까지 이틀간은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일이다.

종전의 부재자투표제도는 ▲특정 기간 내에 부재자신고를 해야만 하는 불편함 ▲구·시·군당 1개소로 군부대 밀집지역 등 예외이지만 부재자투표를 위해서 멀리 떨어진 부재자투표소까지 가야하는 공간적 거리의 문제점 ▲그리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라는 짧은 부재자투표시간 등으로 인해 부재자투표가 전체투표에 차지하는 비율이 미미해 사실상 유권자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효과를 거의 달성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에 투표율 제고에 유명무실한 종전의 부재자투표제도를 대체할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게 되었고 그 대안으로 투표에 있어서 유권자의 시간적 제한은 물론 공간적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수요자 중심의 투표문화를 구현할 수 있는 통합명부를 사용한 사전투표제도 도입이 논의 됐다.

이 제도의 우수성을 들면 사전투표제도는 전산망을 이용한 전국 통합선거인명부를 사용하기 때문에 선거인이 자신의 거주지와 관계없이 전국 어느 곳이던 사전투표소가 설치되어 있는 장소에 가서 투표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투표시스템이다. 이 제도는 투표를 하려는 유권자에게 시간적 부담이나 공간적 제약을 크게 완화시켜 줌으로써 수요자인 유권자의 투표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다.

종전의 부재자투표의 경우는 수요자인 유권자보다는 절차나 관리 등 공급자의 행정 편의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제도였다. 즉, 정당한 이유 없이 부재자투표소를 구·시·군 별로 1개소만 설치해 부재자선거인들이 멀리 떨어진 부재자투표소까지 가야하는 불편함을 준 것은 사실상 부재자투표소의 원활한 관리와 인력동원 등 공급자인 선거관리기관의 편리를 고려한 측면이 크다.

또한 부재자투표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운영한 것도 명분은 우체국의 근무시간 등을 고려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역으로 선거인보다는 우체국이란 공공기관을 더 배려한 것으로써 역시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었다. 그리고 부재자투표제도의 취지가 선거일에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의 투표편의를 위해서 마련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부재자투표를 하려는 유권자에게 특정 기간 동안 투표하겠다는 의사표시를 강제하고, 이를 소홀히 한 유권자에게는 부재자투표기회를 박탈했는데, 이것 또한 유권자보다는 행정기관 중심의 발상이었다.

그러나 현행 사전투표제도의 경우 사전신고규정이 폐지됨으로써 기간 내에 신고해야 된다는 정신적 부담감을 없앴고 투표시간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직장인도 출근 전에 투표할 수 있으며, 더구나 사전투표기간에 공휴일이 하루가 포함됨으로써 시간적 제약이 더욱 완화되었다. 또한 사전투표소도 전국 구·시·군의 읍·면·동마다 설치됨으로써 투표를 위한 이동거리가 비교적 가까워짐으로써 공간적 제약도 완화됐다. 그러므로 현행 사전투표제도는 행정 절차나 관리적 편의성보다는 유권자가 투표하는 데 편리하도록 시간·공간적 제약을 완화함은 물론, 투표하는데 드는 경제적 손실을 줄여 줌으로써 수요자인 유권자 중심의 선거제도이다.

아무리 좋은 선거제도라도 유권자가 외면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사전투표제도의 도입으로 투표를 위한 시간·공간적 제약이 훨씬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가 너무나 많다. 자유와 권리를 누리고 싶다면 투표하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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