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5월 3일

 

춘계특별강연회에 임석한 일본 경관
평택소년회서 개최한 강연 돌연금지


 

 


 

“진위군 평택소년회에서는 지난 삼일 오후 9시에 춘계특별강연회를 당지 전 승입조합창고(前繩叺組合倉庫) 내에서 개최하였는데, 임장경관이 돌연히 금지를 하였다고 합니다”(동아일보, 1927년 5월 7일자)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이 제정되기까지는 천도교소년회의 역할이 컸다. 천도교청년회는 삼강오륜으로 인위적 차별을 당하고 있는 어린이의 인권을 위해 1921년 4월 ‘소년부’를 설치하고 이어 5월 1일 천도교소년회를 결성했다. 소년회 결성 1주년이 되는 1922년 5월 1일을 ‘어린이의 날’이라고 해 첫 기념식을 대대적으로 거행했다. 비행기로 선전문을 날리려고 했지만 일제의 방해로 하지 못했다.

천도교소년회는 불교소년회, 반도소년회 등과 함께 조선소년운동연합회를 조직하고 1923년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해 기념행사를 가짐으로써 현재의 어린이날로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했지만, 메이데이와 겹치므로 5월 첫 번째 일요일을 어린이날로 변경했다. 5월 5일이 어린이날로 정해진 것은 해방 후인 1946년이었다.

어린이날이면 예나 지금이나 여러 가지 기념행사를 했다. 기념행사는 기념식을 포함해 시가행진·음악회·연극·동화대회 등등 다양하게 진행됐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를 위한 기념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일제는 이러한 어린이날 행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통제했다.

1927년 5월 1일 어린이날을 맞아 평택소년회는 이 해 4월 21일 조선일보 평택지국에서 긴급임원회를 열고 어린이날 행사를 준비하기로 했다. 5월 1일 오전 3시 회원이 총출동해 집집마다 선전지 배부, 오후 1시에는 자동차로 선전하기로 했다. 이어 5월 3일 춘계특별강연회를 개최했다.

5월 1일 어린이날 행사를 무사히 마친 평택소년회는 5월 3일 저녁 9시 옛 승입조합창고에서 강연회를 개최했다. 일제강점기 옥외나 옥내 행사에 일본 경찰이 임석했는데 이날도 일본 경찰이 강연회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참석했다. 그런데 강연 중 참석 경찰이 돌연 중지 명령을 내렸다. 강연을 중단시킬 때는 강연 내용 중에서 일제 식민정책의 비위에 거슬리는 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날 강연회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누가 강연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강연의 내용이 일제가 듣기에는 매우 거북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고 보여 진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경찰이 강연을 금지시켰던 것이다. 어린이는 미래이다. 미래의 주인공에게 민족의식을 심어주려는 평택인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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