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평택에 필요한 것은
다른 도시와 차별성을 가지면서
사람과 자본을 끌어들이고,
고유의 매력적인 자산과
가치를 강조하는 ‘발전전략’과
‘시민의 도시’일 것이다

 

 
▲ 이은우 이사장/평택사회경제발전소

민간개발시행사와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방식으로 이르면 2020년에 평택에 ‘중국인 도시’가 건설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다. 현덕면과 포승읍 일대의 평택 황해경제자유구역 현덕지구에 여의도 크기의 국내 최초 중국인 도시를 개발해 특급호텔과 쇼핑시설, 영리 의료시설, 국제학교 등을 유치해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중국인 소비도시를 짓겠다는 것이다.

물론 각 지자체마다 중국 자본과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 도시’ 개발계획에 일부 시민들은 ‘장밋빛’ 기대감을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기대보다 우려가, 실현가능성보다 불확실성이, 주민혜택보다 주민농락으로 끝날 여지가 많은 사업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신중한 접근과 대책이 필요하다.

난데없이 이런 ‘장밋빛’ 언론보도가 나오는 배경에는 존재이유가 없어진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의 생존전략, 중국 역근그룹 등이 세운 SPC 특수목적법인 중국성개발 측의 자금조달 우호환경 조성전략이 맞물려 의도적인 기획홍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분석해보면 공수표나 다름없는 허울뿐인 종합계획이며, 넘어야 할 산이 산적해있다. 시행사의 자금조달능력이나 사업성도 불확실하고, 아직 실시계획 승인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환경영향평가에서 지적된 사항들이 제대로 보완이 되었는지 조차도 신뢰하기 어려운 전형적인 일명 ‘떴다방’ 방식의 개발사업이다.

부동산 시세차익과 사행산업에 집중하고 있는 현덕지구 개발사업이 중국자본 투자유치로 미화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과가 큰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평택시민을 우롱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주민동의나 협상도 없이 일방적으로 현덕면과 포승읍 일부지역을 황해경제자유구역 현덕지구로 묶어놓고 8년째 재산권 행사도 못하게 해 주민들의 고통과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수차례 시행사와 개발계획을 변경하더니 이제 와서 평택시민의 삶과 무관하게 시행사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인 ‘중국인 도시’ 개발계획은 원점에서부터 제대로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중국자본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제주도의 사례를 보더라도 중국자본은 부동산 시세차익에만 몰두하고 있으며 사행산업에 집중하면서 중국 관광객으로 인한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효과가 생각보다 미미하고, 지역공동체와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현덕지구 개발시행사인 중국성개발의 경우 현재까지 주관사로 밝혀진 역근그룹의 투자금액은 제로이고, 지난해 7월 보상공고를 내고도 보상은커녕 사업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실시계획 승인 지연은 물론 각종 분담금마저 밀린 상태다.

이런 허울뿐인 민간 시행사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보다는 실적을 홍보하기 위해 시행사 편들기에 급급한 경기도와 평택시의 행정은 주민들의 피해만 키울 수 있다. 그리고 잘못된 개발계획은 두고두고 평택의 도시 이미지와 삶의 질을 악화시키며 공동체를 갈등과 혼란에 빠지게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덕지구 일대는 농업을 중심으로 한 농촌인구가 많고, 고령 비율이 높은 곳인데도 막연한 개발이익에 대한 과도한 맹신으로 주민의 행복지수와는 무관한 막개발계획에 환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하다.

지금 평택에 필요한 것은 허울뿐인 ‘중국인 도시’가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공감대와 순환성을 토대로 다른 도시와 차별성을 가지면서 사람과 자본을 끌어들이고, 고유의 매력적인 자산과 가치를 강조해 나가는 ‘발전전략’과 ‘시민의 도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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