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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의 세상돋보기 - 노동조합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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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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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의 역할을 외면하는
사회 불평등 문제의 해법은
그 자체가 허구다.
오히려 정부 차원에서
노동조합 설립 지원을 위한
제도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 김기홍 부소장
평택비정규노동센터

2014년 2월, 제9회 한국교육고용패널학술대회에서 오호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청년층 취업난의 원인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의하면 저소득층 가구의 자녀들은 상위권 대학 진학비중이 고소득층에 비해 현저히 낮았으며 이에 따라 높은 임금을 받는 일자리에 취직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고소득층 가구자녀의 1~10위권 대학 진학비율은 저소득층 가구 자녀에 비해 8.6배나 높았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이미 빈말이 된 지 오래다.

계층 이동 사다리가 끊긴 사회는 희망이 없다. 불평등은 심화되고 활력은 사라진다.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 신뢰와 기대가 무너져 사회 시스템이 올바르게 작동하지 않게 된다. 한국 사회의 끊어진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이 문제의 현상만 볼 뿐 문제의 근본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서는 애써 눈감고 있다. 오히려 현상을 호도하여 기업과 부자들에 유리한 정책을 시행하려 한다. 정부와 여당이 연일 강조하고 있는 ‘청년고용’ 문제는 계층 이동 사다리 단절과 사회 불평등 심화의 한 단면이다. 중장년 세대가 청년세대의 밥그릇을 빼앗기 때문도 아니고, 조직된 노동자가 미조직된 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삼았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2015년 9월, 미국진보센터의 리처드 프리먼 하버드대 교수, 유니스 한 웰즐리대 교수 등이 발표한 <노동조합이 계층 간 이동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노동조합의 조직률도 사회 계층 이동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중간 계층으로 상승할 확률이 높았고,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간 계층 아이들도 계층 상승의 확률이 높았다. 이러한 양상은 노동조합 조합원인 부모를 가진 아이들에게 더 두드러졌다.

구조조정과 민영화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악명 높은 IMF 국제통화기금 조차도 2015년 7월에 발표한 ‘불평등과 노동시장 기관’이라는 전문위원 보고서에서 현 시기 불평등 증가와 최상층 계층 소득의 폭발적 증가는 최저임금 제도의 침식과 노동조합 조직률의 하락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보고서를 쓴 두 명의 저자 중 한명인 IMF 이코노미스트 오소리오 뷔트롱은 “최저임금 제도가 제 기능을 못하면 사회 불평등이 증가하며, 노동조합 조직률이 감소하면 최상층 계층의 소득이 증가하고 사회의 재분배 시스템이 더 악화됐다. 또한 금융 규제를 완화하거나 최상층 계층에 대한 한계 세율을 낮추면 사회가 더 불평등해졌다”라고 ‘IMF 서베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노동자를 더 쉽게 해고하고 비정규직을 더 늘리고, 그로 인해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려는 노동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고용 문제와 사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방안을 해결책이라고 우기며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과 사회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더욱 노동조합이 강화되어야 한다. 노동조합의 역할을 애써 외면하는 사회 불평등 문제의 해법은 그 자체가 허구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노동조합 설립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복지국가로 일컬어지는 북유럽 선진국들의 노조 조직률은 60퍼센트가 넘지만, 우리나라는 OECD 평균인 29.1%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10%에 불과하다. 더욱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률은 2%도 안 되는 현실이다. 비정규직에 놓여 있는 각종 차별을 철폐하기위해서라도 노동조합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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