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세월동안 평택시는
에어쇼 중단을 촉구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더니
올해는 한 발 더 나가
이를 기념하는 음악회라니

 

 
▲ 박호림 사무국장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 기자회견문1. “에어쇼에 가려진 평택시민의 고통과 미군항공기로 인한 소음·진동피해부터 해결하라! 미군항공기가 내뿜어 대는 소음과 진동에 고통 받는 평택시민을 조롱하듯 송탄 공군기지에서는 오는 11일과 12일 양일간 에어쇼를 개최한다고 한다. 에어쇼는 평택시민이 겪고 있는 고통을 호도하고, 무마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준비한다는 이유로 낮 시간도 모자라 밤, 새벽할 것 없이 날아다니는 전투기와 헬기의 참을 수 없는 소음·진동에 평택시민의 고통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평택시민이 바라는 것은 에어쇼가 아닌 미군 항공기로 인한 주민피해 절감대책이다.

# 기자회견문 2. “평택시민의 고통이 쇼가 될 수 없다. 국민생명을 위협하는 평택 오산 미공군기지 에어쇼 개최 철회하라!” 평택 오산미공군기지는 9월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에 걸쳐 에어쇼를 개최한다고 한다. 전투기의 소음은 쇼로 포장할 수 없는 고통 그 자체다. 전투기와 헬기의 소음과 진동에 대한 피해 구제책은 마련하지 않으면서, 한미 양국이 전투기 쇼를 개최하겠다는 것은 주민들의 고통을 은폐하는 행위이다. 또한 평택시는 에어쇼가 개최되는 24일 토요일 이충초등학교에서 에어쇼를 기념하는 한미평화음악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평화음악회 개최계획을 중단하고 에어쇼 중단을 위해 나서야한다. 이렇듯 평택시민들의 고통을 쇼로 전락시키고,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에어쇼는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제목과 내용만을 본다면 아마도 두 개의 기자회견문은 비슷한 시기에 발표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회견문 1’은 2008년 10월 7일에, ‘회견문 2’는 2016년 9월 9일에 발표한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은 10여년의 시간동안 줄기차게 비행기 소음으로 인한 평택시민들의 고통을 한미친선과 동맹이란 이름으로 호도하고, 주민의 아픔을 쇼로 전락시키는 에어쇼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에어쇼에 돈을 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소음 피해 방지 대책에 예산을 집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현실은 시민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무시당하고 있다. 아니 무시당하는 것을 넘어 모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10년의 세월동안 평택시는 에어쇼 중단을 촉구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더니 올해는 이것도 모자랐는지 한 발 더 나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평택시민들의 오랜 숙원인 미군항공기 소음 방음사업에 사용해야 할 1800억 원 중 1100억 원을 본래 목적과 전혀 맞지 않는 도로 신설이나 확장 등으로 전용해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에어쇼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라는 에어쇼 기념 평화음악회를 시민의 세금을 사용해 개최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평택시의 기발하고 창조적인 발상에 시민들은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다.

대체 무엇이 중요한가? 1년에 단 2일 동안 열리는 에어쇼에 시민들이 많이 찾아와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것이 중요한가? 주한미군기지에서 운용되는 각종 전투기의 소음과 진동으로 지난 60년 동안 끔찍한 고통을 받아온 현실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예전부터 지금까지 고통을 주었고, 앞으로도 쭉 우리의 삶에, 평택지역에 고통과 질곡의 짐이 될 수밖에 없는 에어쇼 개최가 지금도 이어지고 그것을 축하하는 자리까지 마련된다는 것은 시민의 의견을 철저히 묵살하는 행위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전투기 소음 등으로 인한 피해와 고통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평택시가 평화음악회를 중단하고 에어쇼 개최 취소를 요구하는 것이 주민들의 고통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