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스트레스로 인한 위 기능 저하
식이요법·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예방

 
▲ 박애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상원 과장

직장인 B씨는 요즘 점심시간이 예전만큼 기다려지지 않습니다. 한 달 전부터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도통 입맛이 없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먹어도 명치가 묵직해지고 더부룩한 복부 팽만감에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트림과 공복 시 속 쓰림까지. 혹시 큰 병일까 싶어 내시경을 해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이처럼 내시경 검사나 초음파검사 상 특별한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지만 식후포만감, 조기포만감 또는 명치부위 통증을 지속적으로 느낀다면 ‘기능성 소화불량’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소화불량 원인?
기능성 소화불량은 먹은 음식물이 위에서 소화가 된 후 소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지연되거나 식사 시 위가 충분히 이완되지 못하는 경우 그리고  위의 팽창이나 소화를 위해 분비되는 위산에 대한 과민성 등 다양한 기전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나 아직 그 병태생리가 불명확합니다. 이외에도 불규칙한 식습관, 생활습관, 스트레스, 과다한 흡연, 과도한 커피·알코올 섭취가 유발 또는 악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소화불량과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 직장 상사나 동료에게 받는 스트레스, 생활 스트레스, 대형사건·사고의 간접 경험으로 받은 트라우마까지 현대인과 스트레스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스트레스가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요. 과도한 스트레스는 자율 신경계의 균형을 깨뜨려 위의 운동을 방해하거나 불편감·통증의 역치를 낮추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위 기능이 저하되면 음식물이 위에서 소화되지 않고, 십이지장으로도 내려가지 않아 포만감·팽만감을 포함한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 다른 원인?
소화불량의 대부분에서는 기질적 원인이 없지만 일부에서는 소화성 궤양이나 드물게는 위암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그 외 담석증도 명치부위와 우상복부 통증을 유발해 소화불량으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평소 반복적으로 과량의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만성 췌장염, 50~60대 이상에서 가끔 발견되는 췌장암도 비슷한 소화불량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초음파·CT촬영 등의 정밀검사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생활습관, 스트레스 관리 중요
기질적 원인이 밝혀진 경우 그 기질적인 병을 치료하면 소화불량의 증상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질적 원인이 없는 기능성 소화불량의 경우는 치료로 위산 분비 억제제나 위장관 운동 촉진제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 병태생리가 복합적인 경우가 많아 치료효과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 정서적 사건, 환경적 요인을 밝혀내고 이를 피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장인 B씨처럼 가스 증상을 많이 호소하면 청량음료나 발효가 잘되는 음식, 두부 같은 콩 종류, 과일, 채소를 너무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정신적 불안정도 소화불량 증상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정신적인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취침 직전에 음식을 섭취하거나 음주를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면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야 합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 적당한 운동과 여가 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생활습관과 스트레스 관리에도 기능적 소화불량 증상의 호전이 없다면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체중 감소·검은 변 등의 위험 징후가 있을 경우 꼭 진료를 받고 적절한 검사를 통한 여러 질환의 배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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