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의사처방에 따른 전문의약품
식욕·지방흡수 억제 효능, 多 부작용 우려

 

   
▲ 최윤아 과장
굿모닝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최근에 부쩍 살이 찐 것이 고민인 20대 후반 여성. 직장동료가 한 달 동안 5kg를 감량했다는 말에 같은 방법으로 소위 ‘살 빼는 약’을 복용하기로 마음먹는다. 우선 인터넷을 통해 비만치료제를 검색해 보니,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는 의견이 많은 반면 각종 부작용 사례들도 적지 않다. 최근 언론보도에서도 무분별한 처방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 사례나 감기약 또는 간장약을 마치 비만치료제인양 광고한 제약사도 적발됐다는 소식을 접하니 답답함과 불안감은 더해진다.

- 살 빼는 약?
날이 갈수록 비만 인구가 현저하게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는 ‘살 빼는 약’이 시중에서 끊임없이 양산되는 이유다. ‘몸짱’ 바람이 불면서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만은 고혈압과 같은 질병으로 봐야 하고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식사조절·운동과 함께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정상적인 경로의 비만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구입이 가능한데 저마다 성분과 효능이 다르고 일부 부작용도 있기 때문이다.

- 안전 검증된 비만치료제 복용
체중을 감량하는 원리는 간단하다. 식사조절을 통해 에너지 섭취량을 줄이고 운동을 해서 에너지소비량을 늘리면 된다. 그러나 식사조절이란 본인의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쉽게 조절되지 않는 면이 있다. 식사량을 줄이면 지방세포와 뇌에서 식욕을 증가시키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분비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지로 식욕을 참기 어려운 비만환자들에게 사용하는 것이 식욕을 억제해주는 약이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중인 비만치료제는 크게 세 가지 종류이다. 첫째 식욕을 억제해 주는 ‘시부트라민’ 제제를 쓴 치료제, 둘째 향정신성의약품을 쓴 제제, 셋째 지방흡수저해제다.

- 각 비만치료제의 효능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만치료제는 포만감을 유도해 식욕을 억제하는 것으로 ‘리덕틸’이 대표적이다. 미국과 한국 식약청에서 모두 승인받은 제품으로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하며, 체중 감소 효과도 지속적인 편이다. 그러나 불면·목마름·변비·불안·두통·어지럼증·혈압상승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리덕틸의 국내 개량 신약인 ‘슬리머’는 오리지널과 대등한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제품이다. 부작용 역시 ‘리덕틸’에 준한다.
그 외에 펜디메트라진, 펜터민, 디에칠프로피온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이용한 식욕억제제도 비만치료에 많이 쓰이고 있는데, 강력한 식욕억제 효과가 있으나 마약 성분이 있고 ‘약물 의존성’을 부를 수 있어 원칙적으로 4주 이내로만 복용해야 한다. 장기 과량 복용 시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지방흡수저해제도 유력한 비만 치료제 가운데 하나다. 지방의 30%를 그대로 배설시키는 ‘제니칼’은 다른 약제에 비해 안정성이 뛰어나지만 효과는 다소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지방섭취가 많은 사람들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인데 비해 우리나라 대부분 사람들은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높은 편이다. 부작용으로는 가스가 찬 듯 한 거북한 느낌이 들고 배변이 잦다는 점을 들 수가 있다.

일부 비만 클리닉에서는 빨리, 그리고 쉽게 살을 빼고자 하는 환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킨다는 명분하에 이뇨제·천식치료제·갑상선 호르몬 등의 무분별한 처방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때문에 환자들이 정신신경계, 소화기계 부작용은 물론 심각한 경우 쇼크사의 가능성에도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할 경우 약끼리 상호작용을 일으켜 치명적인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질환의 치료가 아닌 미용의 목적으로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살을 빼려고 해서 더욱 문제가 크다. 의사나 환자 모두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살 빼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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