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새로운 세상을 꿈꾸면서
관료, 기득권동맹에 의존하고
과거의 방법을 되풀이 한다면
새로운 성취와 변화를
만들 수 없다.
우리가 해야 할 핵심과제는
바로 지역사회의 틀을 온전히
바꾸어 내는 것이다

 

 
▲ 이은우 이사장
평택사회경제발전소

10월말에 시작된 촛불집회가 연인원 1천만 명의 국민이 참가한 가운데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으며 박근혜 퇴진을 넘어 새로운 세상, 새로운 나라, 새로운 체제를 염원하는 위대한 시민혁명으로 진화되고 있다. 평택시민들도 매주 수요일 촛불을 들며 전국이 평택이 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국민의 뜻을 받아서 국회가 압도적 표차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고,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만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헌재에만 맡겨둘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때까지 박근혜는 대통령 직을 유지하면서 어떤 짓이라도 할 것이고, 기득권을 누려왔던 부역세력들은 시민혁명을 되돌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법적탄핵은 이제 시작된 것일 뿐, 끝이 나야 끝이 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촛불민심이 국회에서 탄핵가결을 압도적으로 할 수 있는 힘이었지만,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한 사람 퇴진시키려 촛불을 든 것은 아니다.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 금수저 흙수저 따로 없고 사람차별 없는 세상, 불공정·불평등·불안전한 나라와 지역을 온전히 바꾸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촛불을 든 것이다. 그러기에 이번 시민혁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국민들뿐만 아니라 우리 평택시민들도 앞장서 새누리당 해체, 검찰·재벌 개혁해야 한다. 부패·기득권 질서를 청산해야 한다.

참으로 기나긴 고통의 세월이었다. 역사가 과거 유신시절로 돌아간 듯한 어둠의 시대였다. 우리가 이미 획득했다고 믿었던 그 민주주의의 원칙과 틀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엄마 아빠를 부르는 가냘픈 외침보다 올림머리가 중요했던 악덕의 이기심에 304개 꽃봉오리는 피지도 못한 채 속절없이 저버렸다. 그런 욕망과 이기심·기득권의 시대로, 어둠의 시대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

어둠을 촛불로 몰아 낸 우리들이 이제 가야할 길은 무엇인가? 구질서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과 지역을 만드는 길에 나서는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뛰어넘어 새로운 대한민국과 지역을 설계해 나가야 한다. 부패한 권력을 교체하고 미래를 교체하고 시대를 교체해야 한다. 광장을 불살랐던 촛불의 열기를, 그리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그 뜨거운 외침을 진정한 민주주의와 풀뿌리 자치로 승화시키기 위한 일상의 운동이 시작돼야 한다.

박근혜와 공범집단의 책임을 묻는 운동과 새로운 나라와 체제를 만들어 가는 개혁과제에 집중하면서 시민 위에 군림하고 있는 평택시의 틀을 다시 바꿔내는 운동에 나서야 한다. 투명성과 책임성을 상실한 부패기득권 구조에서 지역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풀뿌리민주주의는 실현되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새로운 세상을 꿈꾸면서 관료, 기득권동맹에 의존하고 과거의 방법을 되풀이 한다면 새로운 성취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없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핵심과제는 바로 지역사회의 틀을 온전히 바꾸어 내는 것이다.

시민주권, 시민권력 시대로 지역사회를 탈바꿈시키기 위해 생활 속의 촛불을 들자! 지역에서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촛불을 들자. 상식과 원칙, 기본에 충실한 지역사회로 가기 위해서 더욱더 치열해지자. 소통과 공감, 경청의 새로운 지역 풍토를 만들어 가면서 공직사회와 관련 기관을 깨끗하고 청렴하게 만들 뿐 아니라 더 나아가 부정, 비리, 비효율성이 자랄 수 없는 생태계, 환경을 만들어 내도록 마을 곳곳과 삶의 현장에서 변화의 촛불을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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