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주 글·배현선 그림/상수리

 

 

▲ 윤지수 사서
평택시립 지산초록도서관

제목부터 예상이 가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읽어보고 싶은 책.
초등학생 때부터 회장, 부회장, 반장, 부반장 등의 직함은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자랑거리였다. 그리고 부모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기도 했다. 회장이 되면 간식을 돌리고, 친척들에게 자랑을 하고, 그 임명장을 벽에 걸어두는 모습은 아주 흔한 풍경이었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의 제목이 슬퍼 보이기도 한다.
주인공 준수는 회장에서 떨어진 것에 여러 가지 의미를 둔다. 회장에 당선된 친구들은 대장이고 준수는 졸병이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엄마가 슬퍼할 것을 걱정한다. 그리고 집에서는 속상한 마음에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다가 엄마의 기대를 실망시키기 두려워 회장이 됐다고 거짓말을 해버린다.
엄마가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차마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 채 아빠가 사주는 선물도 받고, 외식도 하지만 마음이 불편한 채로 시간을 보낸다. 그 죄책감에 구토를 하기도 하고 열도 나지만 도저히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임원수련회에 간다고 거짓말까지 한다.
엄마는 선생님과의 통화로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수련회에 가는 준수를 바래다주고 그 모습을 지켜본다. 엄마와 대화한 후 다시 원래의 준수로 돌아와 회장이 아니어도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 자신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예전에 엄마의 기대를 무너뜨리기 두려워 공부가 하기 싫지만 공부가 좋은 척 하루 종일 공부를 하는 아이를 본 적이 있다. 그 아이는 엄마가 좋아하는 모습이 좋아서 계속 더 어려운 문제를 풀고 맞히고 또 공부를 하곤 했다. 나중에 아이는 전문가와의 상담에서 사실 힘들었다고 울며 고백한다. 아이는 엄마가 활짝 웃는 것이 좋아서 계속 무리해서 공부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책과 이야기는 부모들의 기대와 연결되어있다. 이 이야기는 부모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무리해서 노력하는 아이들과 그것을 모르고 있는 부모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아직 부모가 되기 전의 사람들, 그리고 이미 부모가 된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학창시절 회장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며 부모님의 반응에 대해서도 어떤 반응이 좋은 것인지 돌이켜보게 된다. 회장 소식을 듣고 ‘잘했네!’ 한마디와 함께 ‘간식 돌려야 되네? 아유!’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시는 부모님이라면 아이가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본인이 힘들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뒤에서는 흐뭇하게 웃고 계셨을 것이다. 아이가 그것을 알 수 있게 믿어주고 사랑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부모가 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되는, 초등학생 때 본다면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책, 어른이 되어서 보면 의미가 더해져 무거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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