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혼란한 정국을 틈타
교육계까지 퍼팩트 스톰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교육의 본질성과
언저리 정책이 문제다

 

▲ 김기연 전 교육장
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

‘퍼펙트 스톰’은 기상환경 용어로 위력이 크지 않은 둘 이상의 태풍이 충돌해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자연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두 가지 이상의 악재가 겹쳐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현상을 일컫는 경제·사회용어로 더 많이 용례가 된다.

예를 들면 엎친 데 덮친 격이나 혹은 설상가상으로 위기가 한꺼번에 오는 현상을 말한다. 2017년 혼란한 정국을 틈타 교육계까지 퍼펙트 스톰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축약하면, 교육의 본질성과 언저리 정책이 문제다. 세계는 인공지능(AI)과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여명기에 국가의 명운을 걸면서 추진하고 있다. 환언하면 교육의 패러다임이 융합과 협업 그리고 네트워크 시대로 전환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은 영국인도 못 푸는 영어문제, 인도의 영재도​ 힘들어 하는 수학문제, 남보다 0.1점이라도 높아야 되는 변별력을 요구하고 있다. 오도된 교육열은 대학진학률 80% 대에 달하지만 미스매치는 말할 나위도 없다.

헬리콥터 부모 밑에서 성장한 N(i)세대는 피터팬 증후군, 파랑새 증후군, 캥거루족이라는 옛날에는 듣도 보도 못 했던 자녀문제를 안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청소년의 가치관 형성에 ‘초두효과’는 교육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다. 그런데 일부이지만 청소년들은 약자의 강자에 대한 복수심을 일컫는 ‘르상티망(Ressenttiment)’에 그럴듯한 당의정을 덧씌워 가치관을 멍들이고 있다.

그 결과 자학(自虐)의 붓에 증오의 먹물을 찍어 써 내려간 이데올로기 역사관,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상을 헐뜯는 역사왜곡의 풀무질에 우리 청소년들이 벌거숭이처럼 노출돼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 시점에서 탁월한 ‘역사지능(Historical intelligence)’이 요구된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소녀시대’ 모두하고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학교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한 학교문화’ 조성이 시급하다.

하지만 콜라를 마시고 싶은 데 살은 찌기 싫은 즉 다이어트 학습심리는 안 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저자 맬콤 그래드 웰은 “세상은 거대한 골리앗이 아니라 상처받은 다윗에 의해 발전한다”고 했다. 제자 중에서도 골리앗보다 다윗 같은 제자의 성공사례가 많다.

다음은 정치권에서의 오염된 포플리즘 정책이다. 서울대를 폐지한다고 하는데 일부의 국민한테 감정정화(catharsis)는 될지언정 이성적 판단은 아니라고 본다.

학생인권 조례는 교사들로 하여금 생활지도 자체를 피동화 하게 만들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교육이란 사회상규와 통념이 용인되는 범위 내에서 의도성과 강제성이 수반되어야 함은 만고의 진리다. 그래야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진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보편적 복지라는 미명 아래 퍼주기 식 복지는 이미 ‘개미지옥’을 향하고 있다. 이렇게 공짜의 역치(閾値)가 한껏 높아지다 보니 ‘경로 의존성’이 심화되어 폐기할 수도 없다. 결국에는 재정 사회주의에서나 볼 수 있는 ‘공유지의 비극’으로 막을 내릴 것이다.

실로 누란(累卵)의 위기다. 과연 누가 이 위기를 벗어나게 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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