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조제 조성으로
서식처를 빼앗긴 뱀장어에게
생명의 물길을 열어주고
아산만 해양생태계를 복원하는 등
평택·아산·당진 어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 박환우 의원
평택시의회

아산만은 안성천과 삽교천 하구에 위치해 있어 해안선이 복잡하고 갯벌이 잘 발달돼 있던 곳이다. 또 어족자원이 풍부해서 봄과 가을이면 고깃배들로 장사진을 이루던 해양 생태계의 보고였다. 생명이 다양하게 살아 숨 쉬던 아산만의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1971년 안성천 하구 아산만을 가로막는 ‘평택지구다목적농업개발사업’ 기공식이 있은 뒤 1974년 우리나라 최초의 대규모 인공담수호인 평택호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결과 농업용수 확보는 물론 간척사업, 경지정리 등을 통해 새로운 농토가 만들어졌다. 그 후 삽교천 하구에도 방조제가 건설돼 아산만 일대의 생태계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왔다.

최근에는 평택항 개발로 아산만 일대의 해양생태계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파괴되고 있다. 특히 안성천에 서식하던 물고기 가운데 뱀장어 등 회유성 어류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뱀장어는 자라면 알을 낳기 위해 필리핀 동쪽 깊은 바다까지 내려가고 새끼 뱀장어(실뱀장어)는 봄이 되면 다시 하천으로 올라온다. 그러나 아산만방조제가 만들어진 이후 바다와 하천을 오가며 서식하는 회유성 어류의 이동 통로가 막혀버려 안성천 물줄기에서는 뱀장어를 찾아보기 어렵게 돼버렸다.

아산만방조제 건설로 대규모 농업 발전을 이뤘고 평택항 개발로 경제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긴 했지만, 바다와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바닷가 사람들과 물고기들은 삭막한 환경에 처해있다.

2008년 착공한 아산만방조제 배수갑문 확장사업은 기존 배수갑문 120m 외에 배수갑문 176m를 추가 확장해 전체 296m 규모를 갖게 되므로 홍수배제능력이 약 3배로 확대된다. 또한 기존·신설 배수갑문 조작, 운영에 홍수 예·경보시스템(TM/TC)을 도입하여 효과적인 관리, 통제되므로 집중호우 시 담수호의 수위를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홍수 시에는 주민의 응급대피 체제를 갖추어 홍수관리능력을 대폭 증대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는 배수갑문 확장사업으로 길이 30m, 폭 7m의 통선문 겸용 어도를 설치해 선박 30톤급의 왕래가 가능토록 하였으며 통선문 겸용 어도 설치로 뱀장어 등 회유성 어류의 이동이 가능해 수산자원 다양화에 기여했다. 아울러 전국 배수갑문 최초로 통선문 내측에 대형 수조창을 설치해 통선문 가동 시 어류가 이동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게 하였다. 어도를 통과하는 물고기를 관찰하는 대형 수조창은 생태체험학습공간으로, 아산만 일대를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는 평택호관광단지와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런 시설들을 장기간 방치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방조제 조성으로 서식처를 빼앗긴 뱀장어에게 생명의 물길을 열어주고 항만 배수로를 정비하고 친수공간을 조성해 아산만 해양생태계를 복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평택·아산·당진 어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안성천 물줄기에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 움직이고 어민들의 가슴에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상징으로 아산만방조제에 뱀장어가 드나들 수 있는 생명의 물길인 통선문 겸용 어도를 뱀장어와 어민들에게 활짝 열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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