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통합·치유·희망·공공선·품위
공정·공감의 리더십을
시장과 정치권
지역사회 리더들에게
보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이은우 이사장
평택사회경제발전소

좋은 지역사회는 염치와 품격이 넘치는 사회이다. 예와 의, 공적인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 지방자치란 그저 사적인 권력 투쟁의 장, 욕망이 우선하는 지역사회가 될 뿐이다. 그리고 좋은 도시란 지역사회와의 공감대와 순환성을 토대로 다른 도시와 차별성을 가지면서 사람과 자본을 끌어들이고, 고유의 매력적인 자산과 공적가치를 강조해 나가는 ‘품격 있는 시민의 도시’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지역에서 벌어지고 일들로 인해 ‘자괴감’과 ‘부끄러움’을 토로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어 씁쓸하다. “이게 평택이냐?”는 한탄에 지역사회는 진지한 성찰로 되돌아봐야 한다. 얼마 전 발생한 공재광 평택시장의 욕설과 막말 파동으로 상당수 시민들은 충격을 받았으며, 도시의 품격에 대해 회의감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심한 욕설보다 “나 시장 안 해. 네가 해…”라는 발언에 대해 더욱 자괴감을 느꼈다고 토로하고 있다. 공직사회나 공 시장을 아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터질게 터졌다”고 표현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공 시장은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참여민주주의가 취약한 지방자치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지방자치의 성패는 단체장의 의식과 철학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시장의 자치정신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파동은 공 시장의 지방자치에 대한 이해부족과 시의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존중과 협력문제, 인문학적 소양부족과 자질미흡이 드러나고 있어서 여파가 오래 갈 것 같아 안타깝다.

그렇지만 공 시장이 빠르게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점은 다행스럽다. 아직 공 시장의 임기가 1년이나 남아 있고, 평택이 가야 할 길이 산적한 상황에서 과도한 정치적 공방보다는 지역 내부의 민주적 역량증진 등의 혁신과 더불어 이념적 스펙트럼과 상관없이 다양한 지방자치 혁신사례와 지역문화를 만들 수 있는 토대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모아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최근 벌어진 지역사회의 리더임을 자임하는 일부 인사들이 만든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구명본부’로 인해 불필요한 논란과 지역 품위가 추락하는 일이 발생해 시민들의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의 가치와 흐름을 담지 못하고 있는 지역사회의 현실이 아프다.

정경유착과 국정농단의 중요 범죄자로 구속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구명하기 위한 운동을 평택경제살리기로 포장하고, 사적 이익을 위해 삼성에 대한 일방적 짝사랑을 보이고 있는 행태는 지역경제에도 지역의 품격에도 지역공동체의 자긍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탈행위이다. 삼성의 평택 입성은 환영하지만 일방적인 짝사랑 관계는 서로에게 바람직하지 않기에 함께 지역사회의 책임과 발전을 공유해 나가도록 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그동안 지역사회는 ‘함께 살자’는 따스함보다는 ‘나만 살자’는 욕망과 단절이 넘쳐 났다. 그런 지역사회의 모습은 합리성과 이타성, 공공성을 우선하기 보다는 분열과 이기성, 사익 추구의 흐름을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였다. 이재용 구명운동을 보면서 ‘평택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본질적 물음을 지역사회는 던져야 한다. 더 이상 피해의식을 자극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적 욕망에 기반 한 주장이 아니라 ‘함께’를 생각하는 지역사회로 소통하고, 미래지향적인 비전과 희망의 싹을 피워 나갔으면 한다.

시민들의 마음은 통합·치유·희망·공공선·품위·공정·공감의 리더십을 시장·정치권·지역사회 리더그룹들이 보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시의 품격’에 대해 진지한 물음과 성찰을 하는 지역사회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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