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사용했던 용어들이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 왔는지를 알려준다


 

 

 

 

 
▲ 홍민정/평택여고 2
clava735@naver.com

영화 ‘겟 아웃’은 흑인 남성 크리스가 백인 여자 친구 로즈의 집에 초대 받으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공포 스릴러 영화다.

영화제목 ‘겟 아웃(Get out)’은 백인들에게 몸을 뺏긴 흑인들이 자신의 몸에서 나가라는 말을 뜻함과 동시에 곧 몸을 뺏기게 생긴 크리스에게 도망치라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영화는 음산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맞게 여러 복선과 미장센이 사용되고 있다. 해석 역시 다양하다. 더군다나 많은 매체에서 강자 캐릭터로 다루는 흑인 남성이 이 영화에서는 약자로 다뤄진다는 점에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는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화 초반부터 크리스의 편은 저택 안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 초반 크리스와 로즈의 차사고 때 경찰들이 흑인 크리스에게만 신분증을 요구하자 로즈가 경찰들에게 화를 내는 장면 역시 쓸데없이 차별 받는 남자친구를 지켜주려는 것이 아니라 이후 크리스는 납치되므로 경찰에게 기록이 남는 것을 방지하고자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영화의 시점은 유독 크리스에게 맞춰져있다. 그의 시점으로 본 100분가량의 러닝타임에서는 흑인으로 살면서 듣는 많은 인종차별적 발언과 시선 등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특히 저택에서 파티가 열린 날 크리스는 많은 백인들에게 몸이 튼튼하게 생겼다거나, 골프를 잘 치겠다거나, 밤일을 잘 할 것 같다는 등의 전혀 기쁘지 않은 덕담까지 들었다. 그 모든 질문과 관심은 크리스가 어느 정도의 가치 있는 상품인가를 탐색하는 것이었다는 것은 그들만 아는 사실이다.

가정부 조지나와 집사 월터 또한 뇌수술을 받았다는 복선이 있다. 조지나는 자주 머리카락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새로운 몸에 적응하며 만족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볼 수도 있지만 뇌수술 자국을 들키지 않도록 감추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월터 역시 내내 모자를 씀으로써 수술자국을 보이지 않게 감춘다.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사용했던 용어들이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 왔는지를 알려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든 모든 고정관념을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영화를 보고나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언행과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인종차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존재 의의를 다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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