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6월 14일

농회 주최, 농민들 다수 참석
성대히 기념식 마치고 모내기

 

 

“평택군 농회(平澤郡 農會)에서는 유월 십사일 오전 十시부터 평택읍내 수전에서 삼산 군농회장(農會長)과 농민 다수가 참석 하에 성대히 모내기를 마치고 산회하였다.(『동아일보』 1940년 6월 19일)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가 되면 달력이 반갑다. 달력을 펼쳐 보면서 빨간색이 얼마나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그런데 달력을 보면 ‘무슨 무슨 날’이라고 쓴 것들이 많이 보인다.

예를 들면 ‘어린이날’, ‘과학의 날’ 등이다. 이와 같은 기념일은 정부에서 국무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일반 사회에서 기념일을 정해서 활용하기도 한다.

노동과 관련된 기념일 중에 가장 대표적인 날이 ‘메이데이’가 아닌가 한다. ‘메이데이’가 처음으로 시행된 것은 1920년이다. 당시 동아일보에 의하면 “국제적 노동일은 5월 1일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1922년 조선노동공제회 개최한 강연회에서 ‘메이데이의 사적 고찰’이라는 강연이 있었다. 이어 1923년 첫 메이데이 기념식을 노동연맹회에서 처음으로 가졌다. 이후 메이데이 즉 노동절은 노동자들의 대표적인 날이 됐다.

그렇지만 ‘농민데이’는 있는 것조차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평택에서는 1940년 6월 14일 ‘농민데이’ 기념식을 성대하게 가졌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농민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회에서 ‘농민데이’에 대해 알려지지 않고 있다.

‘농민데이’와 같은 의미의 ‘농업인의 날’이 있다. 이 날은 1964년 처음으로 시작됐고, 1996년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지정했다고 돼 있다. 하지만 2003년 ‘빼빼로데이’로 알려진 11월 11일을 ‘가래떡데이’로 지정했다가 농림부에서 ‘농업인의 날’로 행사를 한 것이 이어져 농업인의 날로 정해졌다.

그러나 ‘농민데이’는 1928년 12월 1일 평남 대동군 조선농민사에서 처음으로 정했다. 이후 ‘농민데이’가 지역적으로 시행됐는데, 평택은 6월 14일로 정하고 기념식을 거행했다. 평택에서 6월 14일을 농민데이로 정한 것은 바로 ‘모내기’를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날 기념식은 평택군농회가 주도했고, 성대하게 기념식을 갖고 모내기를 시작했다.

모내기가 시작된 날이 바로 ‘농민의 날’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제강점기에 6월 14일이었던 농민데이는 해방 후 1946년 6월 15일로 정하고 이날 각지에서 이앙식 즉 모내기를 가졌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