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1월 25일

불상 두 개를 훔쳐 달아나
당시 시가 150원으로 추정

 

 

“지난 이십오일 오후 열시경에 경기도 진위군 부용면 객사리(京畿道 振威郡 芙蓉面 客舍里) 망계사(望溪寺)에 도적(盜賊)이 벽장 뒤 방의 벽을 파괴하고 침입하여 법당에 안치된 대관음상(大觀音像)과 지장상(地藏像) 시가 약 백오십 원의 불상을 절취 도주한 것을 비로소 이튿날 아침에 이르러서야 주지(住持)가 발견하고 크게 놀래어 사방으로 불상을 찾았으나 불상은 간 곳이 없으므로 급기야 벽이 파괴된 것을 알고 도적이 들어와 가져간 형적이 완연한고로 즉시 시각을 멈추지 아니하고 소관 경찰서에 계출하는 동시 목하 각처에 수배를 하여 범인을 엄탐 중이라는데, 동 망계사에 불상이라고는 단지 절취된 두 개 밖에 없었더라.”(『중외일보』 1928년 1월 30일)

도적은 건강한 사회를 좀 먹는 원인의 하나이다. 도적은 ‘남의 재물을 훔치거나 빼앗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도적은 오늘날만 있은 것이 아니라 인간사회가 형성되면서 함께 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류 초기 사회는 도적이 많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도적의 양태도 다양해졌다. 가끔 대담한 도적들이 나타나곤 하는데, 흥미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그럴 수가’ 할 때도 없지 않다. 특히 경찰서장 집이나 시장 공관 등에서 도둑을 맞았다고 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수군거리기도 한다. 그런데 교회나 사찰 등 종교단체에서 도적이 들어 불상이나 십자가 등 귀중한 물건을 훔쳐간다면 어떨까. 평택의 한 사찰에서 부처가 사라진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사연인즉 다음과 같다.

1928년 1월 25일 밤 10시경 팽성읍 객사리 망계사에 도적이 들었다. 대웅전 뒤의 벽을 부수고 침입해 대관음상과 지장상을 가지고 달아났다. 두 개의 불상은 시가로 150원 정도였다. 주지스님은 아침에야 불상이 없어진 것을 알고,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벽이 무너진 것을 보고서야 도적이 가져간 것을 알았다. 스님은 즉시 진위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각처에 수배를 했지만 여전히 잃어버린 부처는 찾을 수 없었다.

한편 평택에 ‘망계사’가 있었다는 기록이 그동안 확인이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부처를 도둑맞았다는 신문기사를 통해 망계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새로운 자료가 아닌가 한다. 하지만 망계사의 규모나 역사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안치된 부처가 두 개 밖에 없었다고 하는 것에서 작은 암자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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