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바로 옆에
쌍용차 해고자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응답하자

 

 
▲ 이은우 이사장
평택사회경제발전소

2015년 12월 쌍용자동차 노사는 “2017년 상반기까지 ‘전원 복직’을 위해 노력 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2017년 상반기까지 복직된 해고자는 37명에 그쳤으며, 아직도 130명은 막노동 등으로 근근이 생활하면서 복직 합의가 이행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10년의 고통과 절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해고자인 김득중 지부장은 4번째 단식을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진행하고 있다. 벌써 14일째다.

그러나 회사는 최근 열린 실무협상에서 해고자 복직 시한도, 복직 인원도, 복직 의지도 없는 빈종이 쪼가리 한 장 던지고 해고자들을 농락하고 있다. 또다시 해고자들을 고통과 절망으로 몰아놓고 있다. 그 가족과 지역사회가 함께 고통을 겪게 하고 있는 것이다. 비극이 반복될까 두려워진다.

회사는 유동적인 시장상황을 핑계로 대며 복직 약속을 회피하고 있지만 렉스턴 스포츠가 사전예약 1만대를 돌파하고 주간 연속 2교대, 향후 신차 출시, 정년퇴직 등을 살펴봤을 때 해고자 130명 복직은 충분히 가능하기에 결국 회사의 의지 문제가 가장 크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는 그들에게 경제적 고단함과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일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해고를 바로 잡는 것이 더 나은 사회로 가는 출발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모두 또는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도 언제든 해고자의 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 ‘평택’을 희망한다면 그들의 고통과 간절함에 관심을 갖고 교감하며 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바로 옆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응답하자.

쌍용자동차 해고자인 김 모(남·51세) 씨는 아내, 1남 1녀 자녀와 살고 있다. 평택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막노동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 9년의 해고기간은 삶, 가족, 주위 관계를 잃고 하루하루를 버티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사회적 혜택이 상실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빚만 늘어나는 삶이 고통이라고 한다. 대다수가 노동자이고 가족인 구조에서 해고는 누구나 당할 수 있다며 주위를 돌아보고 이 사회에서 버림받은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함께하는 공동체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하고 싶어 한다. 회사도 자본 논리를 떠나 이곳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라고 있다.

한 모(남·48세) 씨는 해고 이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내와 이혼하고 현재 파킨슨병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며 생활하고 있다. 송탄초등학교와 동중을 졸업했다. 어머니 병원비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쌍용자동차 사태 당시 경찰에 연행돼 조사받던 트라우마로 인해 지금도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느낌을 받고 있고 다른 사람을 보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해고 이후 친인척, 친구들과의 관계가 단절된 것이 힘들다고 한다. 어머니의 건강이 나아지는 것이 희망이고 복직이 되어 어머니를 편히 모시고 싶다고 한다. 함께 해준 시민들의 연대가 큰 감동을 주어 생각이 넓어지게 됐다며 고마워한다.

윤 모(남·50세) 씨는 아내와 1남 1녀 자녀와 살고 있다. 해고 이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파트를 팔고 임대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해고의 충격으로 한동안 무기력한 생활을 하는 남편을 보고 아내가 울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 가슴이 찢어지던 당시의 기억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가정주부였던 아내가 남편의 해고 이후 간호조무사로 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답도 없는 현실 속에 잊혀져가는 것이 두렵다고 한다. 회사의 잘못은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해고의 기준도 없이 이뤄진 잘못된 해고를 받아들이기 어렵고, 복직을 통해 명예(자존감)를 회복하고 싶어 하고 있다.

그밖에 127명의 해고자들이 아픈 사연으로 우리와 살고 있다. 공황장애로 힘들었던 김 모(남·51세) 씨, 회사에 다시 다닐 수 있을까 절망감이 가장 두렵다고 하는 김 모(남·44세) 씨, 동료들, 죽음들, 사람들과의 상처가 힘들었던 김 모(남·48세) 씨... 여기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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