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2월 9일

물가 내려갔지만 평택은 불변
타 지역민, 음식 맛없다 욕해

 

 

“근래 여러 가지 물건 값은 많이 떨어진 모양인데, 우리 평택 음식점하는 사람들은 주책없이 밥값만 술값만 받고 맛없이 하여 준다고 타관 사람들이 욕을 하니, 나도 평택 사람이지만은 맛없고 값을 받기는 우리 평택이 둘째가라면 서러워하겠던 걸. 참 멀쩡한 음식장사를 값싸고 많이 팔 생각을 좀 하였으면(平澤 葉書)”(『매일신보』 1921년 2월 9일)

요즘 텔레비전을 켜면 이른바 ‘먹방’이 유행이다. 먹성이 좋은 사람 외에도 ‘맛 칼럼리스트’들이 출연해 너도나도 음식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각 방송사뿐만 아니라 신문에서도 ‘맛집’ 소개로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 음식을 먹지 못하면 뭔가 손해를 보는듯한 느낌도 없지 않다. 예전에는 여행이나 관광의 목적은 주로 ‘보는 것’이었지만 요즘은 ‘먹는 것’이 더 중시되고 있는 듯하다. 이는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되면서 각 지자체는 볼거리뿐만 아니라 먹을거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평택은 볼거리가 여타 지역보다 특별하게 없지만, 먹을거리도 특별하게 권할 만한 것이 없다. 이는 오늘날뿐만 아니라 예전에도 그러했던 모양이다.

1921년 『매일신보』에 의하면 보도 당시 평택의 음식 맛은 형편이 없었던 것 같다. 당시 물가가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평택 식당가에는 그렇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음식점에서는 밥값, 술값을 따로 받았으며 무엇보다도 음식 맛이 문제였다.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평택에서는 음식 맛이 없다고 욕을 할 정도였다. 『매일신보』 독자였던 한 사람은 자신도 평택사람이지만 평택의 음식은 맛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값을 내려면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라고까지 혹평했다. 한 그릇을 팔더라도 가격이 저렴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할 정도였다.

평택의 맛은 무엇일까. 평택하면 떠오르는 맛을 걱정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이제라도 평택의 맛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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