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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살리는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교육공동체의 구성을
제안한다

 

▲ 공일영 소장
청소년역사문화연구소

최근 교육 분야에서 갑론을박하며 가장 쟁점이 되었던 사건이 대입 전형과 관련된 것이었다. 공중파 방송의 유명 시사프로그램인 ‘100분 토론’에서도 다루어질 만큼 사회적 관심이 컸던 것 같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는 ‘국민제안 열린 마당’이라는 이름으로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다고 밝혔다. 여기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의 유지와 수능 확대의 주장은 팽팽할 것이다.

다양한 의견을 통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허나 이러한 갑론을박의 사태에서 정작 중요하고 확실한 교사와 학생들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늘 그래왔다.

현장의 목소리는 정책반영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교육현장 밖 수많은 단체의 목소리만 크게 들려왔다. 그들은 곧 교육전문가를 자처하면서 100년지 대계라 불리는 교육정책에 “콩 나와라, 팥 나와라”하는 모습들이 안타깝다.

한 줄 세우기로 소위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사회적 지위를 확보한 대다수 기득권층은 시험 한방으로 가장 공평하게 한 인물을 평가하고 그들을 선발하는 것을 선호한다. 얼마 전 토론회에서도 어느 발표자가 학생들에게 인생 한방의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느냐며 수능 확대를 옹호했다.

인생 한방? 수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거나 선택에서 배제된 과목의 교실을 보았는가?

학교 마치고 사교육 현장으로 달려가 늦은 밤 아름다운 젊음을 소비하며 삶의 무게에 찌들게 만드는, 마침 좀비들이 앉아있는 죽은 교실에 그나마 활력을 불어넣고 학생들 저마다의 관심과 소질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한 것이 학생부 전형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정작 독서교육을 강조하면서 책 읽을 시간도 주지 않고 암기 위주의 내용지식 습득에만 매몰되어 자신을 찾고 비전을 세워가는 중요한 일들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학생들에게 때로는 코피 터지게 놀고 싶고, 나무 그늘 벤치에 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미래를 그려보는 여유는 사치가 되었다. 정서의 샘물이 말라가는 것이다. 이것이 종국에는 인성의 파괴를 불러올 것이다. 사회부적응 구성원을 배양하는 것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것이다.

청소년에게 삶을 누릴 자유를 허하라.

태어나면서부터 대학입시라는 우리에 갇혀 연간 20조 원에 육박하는 사교육 현장에서 우리 아이들은 병들어가고 있다. 이것은 기성세대의 잘못이다. 우리가 아이들을 병들게 만들고 있다. 마치 교육에 정답이 있는 것처럼 서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고,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수많은 기생충을 하루빨리 제거해야 한다. 그래야 청소년이 산다. 청소년이 살아야 나라가 사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무엇을 원할까? 이렇게 물어는 보았는가? 교육 현장이 어떻게 살아나고 있는지 살펴는 보았는가? 아직도 비평준화를 유지하고 있는 평택 교육도 반성해야 한다. 수월성교육에 빠져 학교 서열화를 부추기는 비정상적인 제도는 학생들 줄 세우기로 이어지고 어느 교복을 입느냐는 부모들의 자랑거리가 아닌 것이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평택이 교육정책의 선두가 되기를 희망한다. 지역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다양한 교육 활동들을 여러 기관과 단체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고 과거의 잘못을 성찰하면서 청소년을 살리는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교육공동체의 구성을 제안한다.

청소년이 살아야 평택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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