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에서
화학사고관리위원회를
내실 있게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 권현미 사무국장
평택건강과생명을
지키는사람들

고덕산업단지에 특수가스공장이 7월 중 착공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장당동에 입주한 ‘에어프로덕츠코리아’ 특수가스공장 대책위원회 활동 과정 중 만났던 사람들은 에어프로덕츠코리아와 삼성의 뗄 수 없는 관계를 강조하곤 했었다. 삼성반도체를 가동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회사이고, 고덕산단이 조성이 되면 산단 내에 몇 개의 특수가스공장이 더 들어올테니, 조금 불편하더라도 평택시민이라면 응당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 아니겠냐는 설명이었다.

더불어 삼성반도체의 입주는 국책사업이기도 해, 행정상의 사소한 실수 또한 별일 아니라는 의원들의 설명은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 또한 특수가스공장의 위험성에 관해 설명하고 입주반대 서명을 하러 다니면 “여기에 서명하면 삼성을 반대하는 것 아닌가요?”라는 반응도 많았다. 기대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어서 이후의 활동은 입주 반대가 아닌 안전대책 요구 방향으로 바뀌었다.

4년이 지난 어느 날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번에 만나게 된 ‘프렉스에어코리아’는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다루는 가스들을 모두 다룬다고 했다. 그 안에는 아직도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못한 ‘실란’과 ‘삼불화질소’ 등 특수고압가스가 포함돼 있다. 또한 대기오염물질이면서 동시에 불임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사불화탄소’가 추가로 다뤄지게 될 모양이다. 공기는 함께 사용하는 것이니, 대기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특수가스 취급시설의 입주를 반길 수 없다. 이후에 이뤄진 프렉스에어코리아와의 간담회에서 그들은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문제를 해결한 방식을 보았으며, 그에 준하는 안전 대안을 가지고 주민들을 만나겠다고 약속을 하는 등 지역의 쟁점이 되는 상황을 피하고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민의 관점에서 우려되는 사안에 대한 안전대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논의를 함께 하면서도, 고덕산업단지에 입주하게 될 그들에 대해 애당초 반대조차 하지 못하는 처지를 생각해 보면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평택시민들은 삼성이라는 거대기업과 동거할 준비가 된 걸까? 경제적 가치 때문에 환영하지만, 환경오염을 함께 가져오는 ‘양날의 검’ 같은 그들과 함께 상생할 준비 말이다. 그 준비라는 것은 경제적 기여에 뒤따르는 환경오염에 대한 불안감을 상쇄시킬 안전망에 대한 고민이 포함돼 있을 것이다. 그중 하나로, 현재 평택시화학사고관리위원회는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인해 실체만 존재할 뿐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수원시의 경우, 화학사고안전관리 시스템이 지역에 정착될 때까지 지속해서 운영 중이다. 화학사고의 핵심이 될 수 있는 대기업 삼성이 참여해 실질적인 안전망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평택시는 화학사고관리위원회를 1회 개최하고는 이후의 진행 상황을 알리지도 않거니와 차후 계획도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한, 화학사고관리위원회의 준비사업단 시절부터 논의되어 온 삼성 관계자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은 실질적인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 목적인 위원회를 더욱 유명무실하게 만든다. 평택시민 혹은 평택이라는 지자체가 해로운 특수가스공장의 입주를 받아들이는 이유가 삼성 때문이라는 사실은 지나친 추측이 아니다. 기업은 그 자체로 선하거나 악하지 않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득이 되느냐, 해가 되느냐는 그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느냐에 달려있다. 새로이 출범한 민선 7기에서 화학사고관리위원회를 내실 있게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또한 삼성이라는 국민기업도 평택시와 상생하기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삼성이라는 거대기업 때문에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됐으니, 특수가스공장에 대해서도 평택시에 득이 되는 논의를 함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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