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 댄스에 대한
의식이 점점 바뀌어
주민센터나 문화센터를 통해
대중화되고 있다

 

▲ 최영희 회원
신장2동주민자치위원회
스포츠댄스반

남편과 같이 주민센터에 스포츠댄스 수강신청을 했다. 처음에는 스포츠댄스에 대해 구체적인 수업 내용은 몰랐다. 다이어트댄스나 줌바댄스처럼 유행하는 운동 프로그램인 줄 알았다. 운동을 위해 선택한 과목인데 막상 수업에 들어가 보니 “우리가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룸바와 차차차, 자이브를 한다고 했다. 학교 때 나이트클럽에 가서 고고 춤을 추어본 이후 춤을 추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우리 클래스에는 주로 여성들이 있었고 남성 2명과 부부 1팀이 있었다. 우리가 참여해 부부 팀이 2팀이 됐다. 각자 파트너와 함께 춤을 추는 걸 보니 너무 아름다웠지만 “저 어려운 걸 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섰다.

남편과 나는 하나씩 배워 나갔다. 잘하는 선배님들에게 묻기도 하고 동영상을 찍어 집에서도 열심히 연습했다. 손발이 따로 움직여서 과연 이것을 할 수가 있을까 걱정이 된 건 사실이었다. 일주일에 2번, 조금씩 익혀나갔다. 8개월째 수업을 받았는데 교육의 힘은 참으로 위대했다. 스텝이 되면서 음을 타기 시작했다. 우리는 취미반이기 때문에 음악 한 곡 안에 배운 기술을 넣어 익히는 방법으로 배웠다. 전문가용은 아닐지라도 그 한 곡에 여러 가지 기술이 포함된다고 한다. 이제 룸바와 차차차는 익혔고 자이브는 후반부를 익히는 중이다.

운동 후 달라진 건 많았다. 우선 자세 교정이다. 보통 줌마댄스와 다이어트댄스, 에어로빅, 밸리댄스 등은 일방적으로 교사를 따라 하는데 이 운동은 두 사람이 마주 보며 진행하는 운동이라 바른 자세가 기본이어서 자세 교정에 많은 도움이 됐다.

또한 예뻐진다는 것이다. 깔끔한 복장으로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하므로 자신을 꾸미는데 게을리하지 않게 된다. 함께 수업을 듣는 한 분은 집에 있으면 그냥 처져 있는데 이곳에 온다고 머리도 하고, 화장도 하고 예쁜 옷도 입고 온다고 하셨다. 평소에 향수를 안 쓰던 남편도 댄스 수업 날이면 꼭 향수를 뿌리고 간다. 자기 관리에도 좋은 것 같다.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스텝을 익히지 않으면 상대방과 댄스가 되지 않으니 늘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몸이 기억할 것이라는 생각에 연습을 안 하면 꼭 한, 두 가지씩 틀리곤 하니 항상 연습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늘 웃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춤을 추면서 화를 내는 사람은 없다. 서양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일상적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어색하긴 해도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보면 웃게 된다. 또 운동이 된다. 스텝과 리듬을 타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운동이 된다. 조금만 스텝을 밟아도 온몸에 땀이 나며 개운해진다. 마지막은 단체와의 화합이다. 전체가 하는 댄스는 손에 손을 잡고 파트너를 바꿔가면서 춤을 추는데 서로의 화합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은 성인용 댄스라면 어둠속에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자유부인, 콜라텍 등의 이미지가 강한데 점점 의식이 바뀌어 주민센터나 문화센터를 통해 대중화되고 있다.

얼마 전, 우리 부부는 함께 크루즈여행을 갔다. 환영 파티가 열렸는데 음악에 맞춰 사람들이 아름답게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우리가 배운 똑같은 춤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도 나가고 싶었지만, 처음이라 쑥스럽기도 하고 용기가 없어서 무대에는 나가지 못했다. 다음엔 꼭 용기를 내어 당당하게 무대에 한 번 서보고 싶다. “shell we dance, 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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