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발전해나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할 때다

 

   
▲ 공일영 소장
청소년역사문화연구소

최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학대와 인권유린에 대한 기사를 심심찮게 접한다. 임금 체불은 기본이요, 터무니없는 주거비 요구와 고용주에 의한 폭행, 성추행 등 다양한 형태의 차별과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그들은 한국의 높은 경제 수준과 고용 수요에 의해 먼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일하고 있는 상황이다. 푸른 꿈을 안고 공항을 나서서 도착한 근무지가 착취와 유린, 공포의 공간이 된다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다.

현재 해외에 있는 재외국민들이 750만 명 정도 있다고 한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 음악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은 점점 좋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북한 평화 기류에 의해 긍정적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현지에서 재외국민들이 보여주고 있는 성실하고 적극적인 모습들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나라를 대표해서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근로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그들의 국가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것이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사람을 차별하거나 그들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해외에서 근무 중인 필자도 현지인들의 눈에는 외국인 근로자에 지나지 않는다.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타국에 와서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 무시당하거나 차별을 받는다면 불쾌한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사고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왜 유독 이런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하게 되는 것일까? 몇 가지 생각해본다면 첫째, 과거 교육에서 있었던 지나친 민족주의의 강조다. 단일민족이라 표현하면서 유구한 전통을 강조하고 그 속에서 우리의 하나 됨을 부각하고 고취시키기 위한 지나친 민족에 대한 강조가 있었다. 이제 단일민족이라는 표현은 교과서에서 사라졌다. 둘째, 소중화사상의 발현이다. 중국이 천하의 중심이고 그 다음이 조선이라는 사고방식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일본을 무시하고 중국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우리다. 마지막으로 피해의식의 표출이다. 우리가 억압받고 핍박받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쌓여온 피해의식이 약자에 대한 연민과 보호가 아닌 착취와 억압의 형태로 왜곡돼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 근로자를 바라보는 시각을 특별히 가질 필요는 없다. 일한 만큼 정당하게 대우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면서 우리와 다르지 않게 지내면 되는 것이다. 최근 뜨거운 이슈였던 기업 총수 일가의 갑질 사건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같은 국민들끼리도 이런 상황인데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경우는 오죽하겠는가? 옳지 않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그런 행동을 일삼는 악덕 고용주들은 반성해야 한다. 또한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방조하고 방관하는 주변인들은 깊이 뉘우쳐야 한다. 언제 상황이 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그들의 자녀가 똑같이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급증하는 다문화 세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도 시급하다. 우리 눈의 색안경을 빼고 바라봐야 한다. 틀린 것이 아니라 살아온 환경과 생활, 문화가 다른 것일 뿐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공동체가 시작된다. 이제는 공동체 의식을 지녀야 할 때다. 나와 너, 우리가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야하는 것이다. 그 것이 평택에서부터 시작돼 좋은 모델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 우리 시에 있는 공단과 농촌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자. 우리 시민으로 함께 어울리고 발전해나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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