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화의 보고인
경제京制 ‘삼현육각’은
평택시가 배출한
지영희 명인에 의하여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

 

▲ 김승국 관장
노원문화예술회관

전국적으로 각 지역의 특성을 유지하며 전승되었던 민간 ‘삼현육각’은 거의 전승이 단절되었으나 서울·경기 중심으로 연행되었던 경제京制 ‘삼현육각’만은 전승의 맥을 유지하고 있다. ‘삼현육각三絃六角’이란 대나무로 만든 관악기 즉 향피리·대금 등을 중심으로 연주하는 형태의 음악으로 그 문화재적 가치가 인정되어 2014년 5월 15일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44호로 종목 지정되었고 피리 최경만, 해금 김무경, 대금 이철주 명인이 예능보유자로 인정되어 안정된 전승기반을 구축하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경제 ‘삼현육각’을 가장 명확하게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은 피리와 해금연주의 대가인 지영희池英熙 선생이다. 지영희는 1960년 국립 전통예술고등학교의 전신인 한국국악예술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면서 경제 ‘삼현육각’을 5선악보로 정리 채보하였다. 그는 당시 한국국악예술학교 재학생이었던 최경만, 김무경, 이철주 등에게 경제 ‘삼현육각’을 체계적으로 교육하였다. 이후 경제 ‘삼현육각’ 대풍류와 경기시나위는 한국국악예술학교 졸업생들에 의하여 결성된 ‘민속악회시나위’를 중심으로 전승되어 왔다.

경제 ‘삼현육각’은 민속음악에서도 춤 반주음악으로 그 기능을 다 하고 있음은 물론 기악곡으로 독립하여 연주되고 있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예술성이 뛰어난 전통음악이다. 경제 ‘삼현육각’은 노래와 춤을 동반하여 연주되는 음악으로서 우리나라 전통예술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유전인자가 내재되어 있다. 강인한 자생력을 갖고 시대적인 사조에 잘 적응하며 계승되었고 예술적으로도 한층 정교하게 발전해온 음악이므로 전통음악 중에서도 미학적 가치가 매우 큰 수준 높은 음악이다.

경제 ‘삼현육각’은 시나위적 음악양식을 토대로 전통예술음악으로서의 유전인자를 가장 잘 지키고 있다. 또한 고도의 예술적 기량을 요구하는 경제 ‘삼현육각’은 민간 춤 반주음악으로서 그 기능을 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민속기악곡으로 독립하여 연주되는 전통예술음악으로서의 자리를 확립해 가고 있다.

‘삼현육각’은 지역이나 공연의 규모에 따라 악기편성을 다르게 한다. 음악의 본질이 시나위적인 즉흥연주를 토대로 발전한 음악이기 때문에 음악적 구조도 지역과 연주자에 따라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기·서울지방에 전승되고 있는 경제 ‘삼현육각’은 적어도 30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형식미, 내용미, 표현미를 두루 갖춘 예술성 높은 전통음악이다. 또한 경기·서울의 문화권적 보편성 내지 정체성이 있음은 물론이며, 그 기예가 경기·서울의 지역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그 전형을 보존하여 지속적으로 전승 발전시켜야 할 가치가 큰 음악이고, 민족문화의 창조의 보고로서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충분하며 우리나라 민간음악의 대표성을 갖고 있는 자랑스러운 무형문화유산이다.

이러한 경제 ‘삼현육각’은 평택이 낳은 불세출의 명인 지영희에 의해 체계적으로 정리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제자들에 의하여 면면히 전승되어 왔으며, 마침내 그 문화재적 가치가 인정되어 서울시무형문화재 종목으로 지정됨으로써 전승기반이 안정적으로 구축된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민족문화의 보고인 경제 ‘삼현육각’이 평택시가 배출한 지영희 명인에 의하여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인 만큼, 평택시가 조례로서 경제京制 ‘삼현육각’을 평택시의 ‘자랑스러운 평택의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안정된 전승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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