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일자리부터
불안한 사람들이
평택시민을 위해
일자리 상담을 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을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요?

 

   
▲ 김기홍 위원장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

지난 9월 10일 평택시의회 앞에서 읍·면·동 직업상담사들이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오산시와 안성시를 비롯한 15개 시·군은 읍·면·동 직업상담사들이 시·군에 직접 고용돼 있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이 완료됐습니다. 또한 평택시에 근무하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직업상담사들도 기간제로 직접 고용돼 있어서 올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습니다. 경기도일자리재단 소속 직업상담사들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지요. 서울시의 경우에는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으로 소속돼 있던 구청 소속 직업상담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습니다.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도 최대 5년까지만 계약하는 비정규직 신분이라서 전환을 한 것이지요. 고용노동부 소속 직업상담사들도 마찬가지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습니다. 이제 공공부문 직업상담사들 가운데 비정규직은 민간위탁한 평택시를 비롯해 16개 시·군뿐입니다.

나머지 15개 시·군이 읍·면·동 직업상담사들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는 것은 평택시도 얼마든지 직접 운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굳이 민간에 공공부문의 사무 행정을 위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지금 위탁 업체에서 진행 중인 일자리 사업이라는 것은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사업과는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러함에도 수탁업체의 이윤까지 보장을 해주고 있으니 예산 낭비인 셈이지요. 그런데 정작 읍·면·동 직업상담사 15명은 저임금에, 신분 불안에, 수탁업체에서 요구하는 성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평택시민을 위한 일자리 상담과 채용 연계 업무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고 임할 수 있을까요? 자신의 일자리부터 불안한 사람들이 평택시민을 위해 좋은 일자리 상담을 해야 하는 이런 불합리한 상황을 당연히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요?

해결 방법도 간단합니다. 다른 15개 시·군처럼 평택시가 읍·면·동 직업상담사 15명을 직접 고용하면 됩니다. 그런데 평택시에서는 민간 위탁돼 있어서 현재 시점에서는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고 합니다. 마치 남북이 분단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만나 노력하자고 제안하니, 남북이 분단돼 있어서 만날 수 없다고 응답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평택시의회 앞에서 읍·면·동 직업상담사들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정장선 평택시장과 권영화 평택시의회 의장께도 읍·면·동 직업상담사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올해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요청문을 전달했습니다. 기억이 조금이라도 나실지 모르겠습니다. 한 달여가 흘러갔지만, 정장선 시장이나 권영화 의장으로부터 읍·면·동 직업상담사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습니다. 전혀 기억하시지 못 하는 듯합니다.

지난 10월 22일 폐회한 평택시의회에서 ‘평택일자리센터 운영사무 민간위탁 동의’의 건을 평택시에서 요청했고 평택시의회에서 동의했습니다. 평택시일자리센터에 소속돼 있는 읍·면·동 직업상담사들은 내년에도 용역과 다를 바 없는 민간업체에 소속돼 읍·면·동에서 시민을 만나야 합니다. 평택시민 가운데 읍·면·동에서 근무하는 직업상담사가 공무원이 아니라 업체 소속 민간인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당신도 저임금을 받는 비정규직 신분이면서 나에게 무슨 좋은 자리를 연결해주겠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시의회 폐회일에는 평택시의회에서 ‘오산미공군기지’를 ‘평택 오산공군기지’로 명칭을 정정해 줄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결의대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순간 오산시의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한 것으로 착각을 했습니다. 시의원들께서 평택시민들의 여론을 적극 수용해서 진행한 것인지는 과문한 저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평택시의회에서 ‘평택일자리센터 운영사무 민간위탁 동의’안을 처리하면서 당사자들인 읍·면·동 직업상담사들과 간담회조차 진행한 바 없으니 짐작만할 뿐입니다.

정장선 시장님, 권영화 의장님! 작고 하찮아 보이는 요청에도 잊지 않고 응답하는 평택시와 평택시의회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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