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숙 / 카시오페아

 

▲ 이수경 사서
평택시립도서관

말은 말을 하는 사람 즉, 화자가 주인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주인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은 늘 듣는 사람이며, 그 말을 인내하는 것도 오로지 듣는 사람이기에 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따라서 말을 할 때는 늘 듣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할 줄 알아야 하며, 배려가 전제돼야 한다.

이는 내 아이에게도 그렇다. 아이는 자라면서 점점 자기주관이 뚜렷해지며 독립적으로 성장한다. 부모는 “안돼, 위험해 하지마”,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야지”라는 말을 수시로 내뱉으며 아이를 가르치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는 부모의 말을 듣고 나서도 그 전 행동과 별반 다르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엄마, 아빠는 매일 하지 말라는 말만해?”, “나만 미워해” 하며 토라진다. 걱정되고 염려돼 한 말이 아이에게 약이 아닌 독이 되는 순간이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기에 모든 것이 서툴고 어색하다. 아이에게 말하는 것 역시 그렇다. 그래서 아이에게 하는 칭찬도, 훈육도 올바른 방법으로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럼 우리는 대체 어떻게 말해야할까?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내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고 아이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을 드러낼 수 있을까? 필자는 이임숙 작가의 <엄마의 말공부>를 통해 그 해답을 얻었다.

저자는 15년 이상 수많은 엄마와 아이를 만나 상담하면서,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좋은 행동으로 변화를 이끄는 데에는 ‘엄마의 언어’가 있음을 깨달았다. 이는 특정 성격의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대부분의 아이에게 해당되며 이는 ‘연습’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본문에서는 엄마라면 꼭 알아야 할 ‘엄마의 전문용어 5가지’를 소개하는데 생각보다 일상적이고 평범한 말들이라 놀라웠다. 이 다섯 문장은 “힘들었겠다”, “이유가 있을 거야. 그래서 그랬구나”, “좋은 뜻이 있었구나”, “훌륭하구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인데 참 간결하고 단순하지만 따뜻하고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려는 노력과 아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시각, 아이를 온전히 믿는 의지가 담긴 문장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는 “긍정적 의도를 찾아주면 아이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본문에서는 7살 여동생과 오빠의 싸움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데 엄마의 말에는 모두 한가지의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아이를 이해한다는 공감의 표현이 적절하게 들어가 있다는 것이었다. 즉 부정적 상황에서 아이의 긍정적 의도를 찾아내 이야기해 준다면 아이는 엄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이해하는지를 깨닫고 이는 아이의 행동의 변화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내 아이에게 만큼은 상처주지 않고, 오롯이 사랑으로 키우고 싶지만 육아라는 것이 항상 이상적일 수 는 없을 것이다. 화도 내고 소리도 지르고 때로는 매를 들어 혼내기도 한다. 이제 마음이 욱하고 가슴속에 불길이 차오를 때, 공부했던 내용을 되새기며 조곤조곤 이야기해보자. 엄마가 노력하는 만큼 아이는 달라질 수 있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