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를 생각하는
지역사회로
소통하고 미래지향적인
비전과 희망의 싹을
피워 나갔으면 한다

 

   
▲ 이은우 이사장
평택시민재단

요즘 공무원이나 평택시민을 만나며 종종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시민사회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다. 시민단체와 사회복지단체의 권력화와 관료주의 심화, 도덕성과 투명성 부재에 대한 이야기며 시장이 바뀌면서 자리나 예산, 위탁사업에 대해 시민사회 관련 인사들이 보이는 과도한 행태에 대한 지적이다. 이해관계에 민감한 일부 시민사회 인사들이 또 다른 기득권 카르텔을 형성하고 퇴행적인 지역사회, 욕망이 가득한 지역문화, 권력에 기생하는 왜곡된 지역 풍토를 만들고 있다는 말도 듣게 된다.

시민사회 활동을 하는 입장에서 불편하고 속상한 이야기다. 시민사회가 성격과 주체가 다른 다원적 집단으로 이뤄져 있기에 일반화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겠지만 어느 순간 시민사회는 방법만 이야기하고 사례만 강조하지, 가치와 그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시민사회 내부에 어느새 어떤 다른 욕망이 자리 잡고 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보수적 결빙의 구조화로 인해 운동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중대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시민운동과 사회복지운동의 생명은 개혁성과 공공성이다. 기존의 불합리한 제도와 정의롭지 못한 행태를 혁파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지역 시민사회운동은 스스로 대안적인 생활양식을 실천하고 이를 심화하는 자세를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고 시민활동가 개인이 영성을 형성하고 심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목적과 수단을 일치하는 조직 운영에 대한 자각도 필요하다. 시민사회 내부에 있는 문제를 도려내고 새 살을 돋게 만들어야 한다. 생각하지 않는 악의 평범함은 우리 내부에도 있다. 돌아보고 성찰하고 생각해야 시민사회운동의 미래가 있다.

시민단체나 사회복지단체가 자리나 보조금, 민간위탁 사업에 연연하기보다는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하는 역할을 통해 공공성을 높여나가는 일에 보다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이제는 피해 의식을 자극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적 욕망에 기반을 둔 주장이 아니라 ‘함께’를 생각하는 지역사회로, 소통하고 미래지향적인 비전과 희망의 싹을 피워 나갔으면 한다. 비우면 편해지고, 안으면 커지는 것이다.

현재 ‘시민중심 새로운 평택’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인지 정장선 시장의 민선 7기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지역사회는 “평택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본질적 물음을 던져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가 성숙한 민주사회로 가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평택 또한 낡은 정치, 곪은 퇴행 문화를 벗어나 새로운 흐름을 창출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정장선 시장과 시민사회에게 ‘역지사지 易地思之’를 넘어 ‘역지감지 易地感之’의 마음으로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 가자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느껴보자는 말의 의미가 새삼 다가오는 시간이다.

작은 것에서부터 시민을 중심에 놓는 행정, 위기에 빠진 나를 구해주리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행정을 바란다. 타자의 아픔에 선을 긋지 않는 것. 그 공감의 연대가 지역사회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새로운 평택을 바란다. 시민사회가 지역사회에 남아 있는 ‘골목대장 의식’, ‘특권과 반칙’, ‘패거리 문화’ 등 기득권 문화를 해체하는 역할에, 시민이 주인인 지방자치시대 마중물 매개자로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역할에 더욱 나서기를 바란다.

시민사회는 아직 취약하고 불안한 존재이긴 하지만 공익을 추구하는 시민단체에 의한 운동은 지역 발전과 변화를 위해서도 활성화돼야 한다.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도 그 진정성과 마음이 통하는 운동이 돼야 함은 당연한 전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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