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 / 은행나무

 

 

   
▲ 손수민 사서
평택시립 안중도서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선선한 가을이 빠르게 지나가고, 겨울의 계절이 시작되면서 슬슬 여러 가지 상황으로 몸과 마음이 나약해질 무렵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공중그네> 책을 선물 받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이고, 이 작가의 작품들은 평소에 책을 느리게 읽는 나에게 단숨에 읽게 해버리는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

<공중그네>는 신경정신과 의사 ‘이라부 이치로’와 각각의 여러 증상이 있는 5명의 환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일반 의사와 달리 ‘이라부’는 고충이 있어서 상담이 필요한 환자가 방문하면 비타민 주사부터 놓으며 엉뚱한 처방을 내려준다. 이처럼 보통 의사들과 다른 이라부의 독특한 처방은 환자들이 자신 가슴속 깊이 맺혀있던 응어리들을 스스로 풀어내게 한다. 이 환자들은 상황 및 사회적 위치도 다르고 저마다 나타나는 증상, 병명, 처방도 다르다.

뾰족한 물건만 보면 극한 공포에 치닫는, 즉 선단 공포증인 시부야 일대를 세력권으로 하는 야쿠자. 공중그네를 7년간 타며 항상 주목받는 리더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치명적인 실수가 잦아지고, 타인이 자신보다 성장하는 것을 보고 극심한 공황에 빠진 곡예사. 장인어른이 가발을 쓴 것을 알고, 어느 순간부터 그 가발을 벗기고 싶고 여러 웃긴 상황을 연출하며 자신을 망가뜨리고 싶지만, 사회적 시선 때문에 애써 참으며 이상해지는 자신을 알게 된 대학 강사. 개막전에 참여하지 못할 정도로 나날이 야구 실력이 저하되고 새로 입단한 선수는 꽃미남 미모에 심지어 자신보다 실력도 월등히 향상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질투를 느끼는 프로야구 선수. 28살에 데뷔하여 6년째 소설 및 에세이를 30권 넘게 펼쳐내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새로운 작품을 생각하면 구토를 하고, 심지어 기억 혼란과 불안감이 항상 느껴지는 작가.

이 5명의 환자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었다, 사회적 위치도 높을뿐더러, 이에 따라 남의 시선을 너무 중요시 생각하여 행동들을 제어하려고 하는 강박증, 현재 자신의 모습과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상황이 다르면 느껴지는 박탈감과 이질감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을 이 책에서는 ‘이라부’가 환자들의 상황을 공감하기 위하여 환자들이 하는 일들을 직접 해보며 스스로 원인과 해결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마음을 비우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게 하며 이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타인에 대한 넓은 마음을 지닐 수 있도록 도와 스스로 이러한 증상을 완화하도록 한다.

사실 현대사회, 즉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위와 같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이럴 때는 엉뚱한 의사 ‘이라부’의 색다른 처방법이 오히려 더 우리에게 알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남의 시선을 중요시하지 않고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 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나라는 존재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스트레스가 발생했다! ‘이라부’의 처방법이 궁금하다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공중그네>를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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