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두
내년에도
많은 시민이 참석해
평택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최실비 학예연구사
평택문화원

평택에서 나고 자라서 단 한 번도 평택을 벗어난 적 없는 본인은, 평택과 다른 고장을 구분 짓는 가장 큰 구분선이 바로 ‘산’이라고 생각한다. 시 경계를 넘어가면서 차창 밖 산등성이를 보면 “이곳은 평택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평택은 넓은 들과 평야를 가진 데다 강과 바다도 있어 풍요로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지역이다. 펼쳐진 들 사이로 보이는 평택의 노을은 이미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평택문화원은 이번 ‘2018 평택학 시민강좌’의 주제로 ‘우리 음악’을 선정했다. 우리의 삶이 담긴 음악, 그리고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발전한 평택의 음악에 대해서 배우고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김인숙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민간에서 전해오는 노래들’ 강의에서 “농요와 어로요가 함께 문화재로 지정된 평택민요는 매우 특이한 사례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성복 평택시사신문 사장은 ‘평택의 전통예인’ 강의에서 “평택은 모흥갑, 지영희와 같은 이름만 들어도 쉽게 알만한 전통 예술인들을 배출한 고장이며, 남사당과 웃다리농악, 경기시나위를 주도해온 전통예술의 본류로 우리나라의 전통예술을 몇 단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준 고장이다”라며 평택의 음악적 발전상을 언급했다. 또 김해규 평택지역문화연구소장은 ‘평택지역 민속문화의 지역적 배경’ 강의에서 “평택 출신으로 국악 특히 무속음악을 근대화시킨 지영희 집안도 아산만 어업과 연결된 무속인들이었다”며 “무속신앙은 민중의 생활과 밀착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홍태한 전북대학교 교수는 ‘우리 무당굿의 다양성’ 강의에서 “도당굿은 본래 세습무가의 남자 굿 꾼이 주재하는 굿으로 강신무가 우세한 경기 중부지역에서 많이 거행했다”며 “평택에서도 경기도당굿이 전승되고 있다”고 말해 명맥이 끊기지 않도록 관심을 둘 것을 당부했다.

음악에는 이처럼 지역적 특성이 담겨있다. 음악은 사람의 삶을 표현하고 담아내는 틀이기에 생로병사, 관혼상제, 나라의 운영방식 모두가 음악으로 표현되고 음악에 담긴다. 그 때문에 음악에 담긴 삶을 살피는 것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평택문화원은 이번 ‘2018년도 평택학 시민강좌’에서 위에 언급한 평택과 관련된 강좌뿐만 아니라 ‘옛 그림 속 우리 음악’, ‘우리의 전통탈춤’, ‘왕실음악기관 장악원’ 등 강의를 통해 ‘우리 음악’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민속음악에서부터 궁중음악, 농악, 민요, 탈춤, 무당굿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주제를 탐구했다. 평택학 시민강좌에 참석한 시민들은 삶의 이야기가 담긴 우리 음악에 대해 매우 흥미로워했다. 10회를 꾸준히 참석한 한 시민은 “어렵다고 생각했던 우리의 음악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이번 강의에서 배운 음악들을 하나하나 찾아볼 것”이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2013년도부터 시작된 평택학 시민강좌는 평택의 지리와 역사, 문화, 사회환경 등을 주제로 학계와 지역 향토사연구가들이 평택에 대해 연구한 ‘지역학’ 강의로 진행됐다. 오롯이 ‘평택학’을 주제로 시민에게 강의한 평택학 시민강좌가 올해부터는 범위를 ‘평택을 포함한 주제’로 좀 더 범주를 넓힌 것이다. 내년에도 계속될 평택학 시민강좌는 올해와 같이 평택을 포함한 인문학적 주제를 선정해 진행할 예정이다. 많은 시민이 참석해 내가 사는 이곳, 평택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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