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홍'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임을 밝히는데 기여 / 퇴임 후 봉사와 선교로 인생 2막 설계할 예정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때 사고원인을 규명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박준홍(59. 송탄) 전 공군 안전검열조사관이 지난해 말 만 58세로 정년퇴임했다. 당시 서해 사고현장에는 거센 조류와 깊은 수심 때문에 사고 원인을 규명할 잔해를 찾아 건져 올리는 것이 난제였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 민간합동조사단에 참여한 박 조사관의 제의로 쌍끌이 어선을 동원해 어뢰를 건져냄으로서 그 동안 사고원인에 대해 제기된 수많은 의혹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박 전 조사관이 쌍끌이 어선을 처음 사용한 것은 전투기 잔해 수거를 하면서였다 “2006년 동해에 추락한 F-15 전투기의 잔해가 수심 370m의 해저에서 가라앉아 있는 것을 무인 카메라로 발견했어요. 하지만 그것을 끄집어내는 것이 너무 어려웠죠. KT의 광케이블을 까는 서버마린이라는 것을 집어넣어 보기도 했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그때 바다 밑에 고기를 잡는데 쌍끌이 어선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천안함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그때의 경험을 살려 어뢰 추진동력장치 등 주요 잔해를 찾아내 북한의 소행임을 밝혀낸 것이다.
박 전 조사관은 1976년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전투기 조종사의 길을 걸었다. 조종사 훈련과정을 기초부터 고등비행과정까지 차례로 밟아 팬텀기를 몰았다. 2002년 11전투비행단 부단장(대령)을 마지막으로 전역한 그는 곧바로 공군 안전검열조사관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소령 시절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민항기에서 제의를 받은 적도 있었죠. 하지만 국가의 녹을 먹으며 사관학교 교육을 받은 자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공군이 저를 필요로 하면 할 만큼 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투기 조종사를 계속 고집했고, 전역한 후에도 전투기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원인을 규명하는 일에 계속 종사했죠.”
그는 군무원 신분이 된 후에도 9년간 21건의 군용기 사고 조사를 총괄했다. 지금까지 비행시간은 총 3400시간, 그 중 팬텀기 비행시간은 2700시간을 기록할 정도로 그는 한때 우리의 영공을 지키는데 청춘을 바쳤다. 요즘 잦은 추락사고로 안타깝게 전투기 조종사들이 순직하는 뉴스를 접하면서 느끼는 감회가 궁금했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2건 정도 전투기 추락사고가 일어나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히 많은 것은 아닙니다. 비슷한 수준이에요. 비행이라는 것은 순간순간 위험한 상황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조종사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자신도 모르게 위험에 빠져드는데 피할 수가 없어요.” 
박 전 조사관은 자신도 아찔한 순간을 경험한 적이 몇 차례 있었다며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까지 생명이 보존되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해 은퇴하기 이틀 전 12월 29일 비행기 곁을 떠나는 것이 아쉬워서 F-4E 팬텀기를 몰고 마지막 고별비행을 했다고. 
퇴임 후 그는 이제 지역사회의 낮은 곳으로 내려가 봉사하며 여생을 보낼 계획이다. 이미 사회복지사 자격증과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따놨다. 또한 그는 “흔하지 않은 조종사로서의 경험도 묵힐 수가 없다”며 “공군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문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다.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는 박준홍 씨에게 퇴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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