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 르 브르통/현대문학

 

 

   
▲ 김숙연 사서
평택시립 팽성도서관

“비록 간단한 산책이라 하더라도 걷기는 오늘날 우리네 사회의 성급하고 초조한 생활을 헝클어놓는 온갖 근심걱정들을 잠시 멈추게 해준다. 두발로 걷다보면 자신에 대한 감각, 사물의 떨림들이 되살아나고 쳇바퀴 도는 듯한 사회생활에 가리고 지워져 있던 가치의 척도가 회복된다.

자동차 운전자나 대중교통의 이용자들과는 달리 발을 놀려 걷는 사람은 세상 앞에 벌거벗은 존재로 돌아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는 인간적인 높이에 서 있기에 가장 근원적인 인간성을 망각하지 않는다.” - <걷기예찬> 중에서 -

요즘 미세먼지 지수 높은 날이 많고 폭염이라 산책할 수 있는 날이 별로 없지만 날씨가 좋으면 가장 먼저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퇴근 후 집안일 끝내고 푹신한 운동화 꺼내 신고 여유롭게 산책하고 오면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풀리는 기분이다. 고민이나 걱정거리, 미뤄두었던 일에 대한 해결의지가 생기고 평온함이 느껴진다.

가족, 친구와의 걷기도 좋지만 나는 혼자 걷는 것을 더 좋아한다. 소개하는 책 <걷기예찬>에서도 혼자 걷는 걸 더욱 옹호(?)한다. 혼자서 걷는 것은 명상, 자연스러움의 모색이며 옆에 동반자가 있으면 이런 덕목들이 훼손되고 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며, 의사소통의 의무를 지게 된다고 표현하였다.

글 솜씨가 없기도 하고 책의 글귀가 마음에 와 닿아서 발췌문으로 글을 마무리 하겠다.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걷기 좋은날 언제든지 마음껏 걸을 수 있도록 미세먼지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숲이나 길, 혹은 오솔길에 몸을 맡기고 걷는다고 해서 무질서한 세상이 지워주는 늘어만 가는 의무들을 면제받는 것은 아니지만 그 덕분에 숨을 가다듬고 전신의 감각들을 예리하게 갈고 호기심을 새로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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