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진실을 말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토끼가 진실을 말했다면
영영 지상으로 돌아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

 

 

 
▲ 김남훈/신한고 2학년
tizicer423@gmail.com

살면서 한번쯤은 해보는 게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이 할 수도 있다. 사람이 거짓말을 할 수도 있는가. 아니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가. 이는 초등학교에서 선의의 거짓말과 함께 나오며 토론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조던 피터슨이라는 한 교수는 거짓말의 문제는 히드라와 같다고 말한다. 히드라는 여러 개의 머리를 가진 뱀인데 머리 하나를 자르면 다른 두 개의 머리가 생긴다. 만약 거짓말을 한다면 그에 대한 결과가 2개, 3개씩 늘어나면서 더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작은 거짓말일지라도 그 거짓말을 덮다보면 커다란 거짓말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거짓말이 들통 날 경우 후폭풍은 감당하기 무척 어려울 수 있다. 만약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할지라도 의도와는 다르게 크게 상처받을 수도 있다. 이것이 거짓말은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진실을 말했을 때는 결과는 더 나아질까. 꼭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조던 피터슨의 히드라를 진실을 말하는 것에 대입시켜볼 수 있다. 어쩌면 오히려 진실을 말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안 좋은 결과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 진실을 말했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짓말과 관련된 동화로는 금도끼, 은도끼가 있다. 나무꾼은 산신령에게 진실을 말했고 쇠도끼와 은도끼, 금도끼도 가질 수 있었다. 이를 들은 욕심쟁이는 거짓말을 했다가 벌을 받는다. 이 동화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알려주는 예시가 될 수 있지만 반면 거짓말을 통해 재치 있게 목숨을 구한 이야기도 있다. 별주부전이 그것이다. 토끼는 용왕을 만나 자신의 간을 지상에 두고 왔다고 이야기하고 땅으로 올라와 자신의 목숨을 구한다. 살아가다 보면 거짓말을 해서 벌을 받는 금도끼, 은도끼 같은 일이 있을 수 있다. 누군가 나에게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은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거짓말은 상황에 따라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직 진실을 말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별주부전이 동화이기는 하지만 토끼가 진실을 말했다면 영영 지상으로 돌아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 거짓말이라는 것이 모두 나쁘다고 만은 볼 수 없는 이유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