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홍택/웨일북

 

   
▲ 김소희 사서
평택시립 안중도서관

1.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요즘 세대를 보면 참 도전정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2. 헬조선이라고 말하는 요즘 세대는 참 한심하다. 3. 회사에서의 점심시간은 공적인 시간이다. 싫어도 팀원들과 함께해야 한다.

이것은 <90년생이 온다> 중 ‘新 직장인 꼰대 테스트’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테스트에 임했건만 역시나 ‘꼰대’라는 진단을 받았다. 나이가 어리지 않으니 결과가 놀랍지는 않았지만 1개만 그렇다는 대답에도 ‘꼰대’라는 결과가 박하게 느껴졌다.

사전에서 꼰대란 은어로 ‘늙은이’를 지칭하거나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아거가 2017년 쓴 <꼰대의 발견>에 따르면 오늘날에 꼰대라는 단어는 특정성별과 세대를 뛰어넘어 ‘남보다 서열이나 신분이 높다고 여기고, 자기가 옳다는 생각으로 남에게 충고하는 걸, 또 남을 무시하고 멸시하고 등한시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자’를 지칭한다.

90년생의 출현 배경에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가 있다. 이전까지는 고도성장을 거듭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는 직업안정성이 보장되었으나 IMF를 거치며 끊임없는 경쟁에 내몰리게 되면서 90년생들은 경제적 수입보다 직업 안정성을 더 우선시 하게 되었다.

90년생이 변했다기보다 변화해가는 시대에 맞추어 적응해온 것이다. ‘변한 것은 세대가 아니라 시대’라는 책속의 구절을 읽으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90년생을 하나의 세대로 묶어 얘기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작가도 90년생 모두가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지는 않다고 봤다. 하지만 길고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삶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 정직함이 90년생의 일관된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1부에서 90년생의 배경과 특징을 살펴봤다면 2,3부에서는 저자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90년생 이해를 통해 기업이 어떻게 나아가야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90년생과 같은 신인류는 이름만 다를 뿐 이전에도 X, Y, Z, 밀레니얼 세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90년생이 몰려오는 시대에 안녕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90년생의 출현 배경, 특징을 이해함으로써 ‘내가 이제는 새로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여 공존의 길을 찾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요즘 젊은 놈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처럼 젊은 세대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는 4000년 전 바빌로니아 점토판에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소크라테스, 한비자 등 여러 문헌이나 학자들에 이르기까지 반복되어왔다. 새로운 것은 영원하지 않다. 언젠간 늙고 낡아진다. 지금은 90년생이지만 2000년생, 2010년생 새로운 세대는 계속 나올 것이다. 직장에서 혹은 자녀를 이해하기 위해서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무장한 90년생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통해 그들과 공존하는 법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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