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침, 납작한 도구로 밀어 제거
진드기 매개, 꼭 전문의 진찰

 

▲ 이권일 과장
굿모닝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야외활동을 하기에 적합한 계절인 가을에는 벌에 쏘이거나 곤충 또는 동물 등에 물리는 야외활동 중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어떻게 행동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간략히 알아보자.

벌에 쏘였을 경우

벌침에는 우리 몸에 염증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독성분이 들어있는데 단순 부종과 통증은 대중적인 치료인 얼음찜질, 진통소염제로 대부분 호전된다. 그러나 벌침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심한 전신적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게 되는데 전신부종과 발적, 호흡곤란, 어지러움, 오심, 의식저하, 식은땀, 목소리의 변화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현장에서는 환자를 안전한 곳에 눕힌 후 벌침을 제거하고 다리를 머리보다 높게 올려준 후 호흡하기 편한 자세를 유지해 준다. 동시에 119에 신고하여 빠르게 응급실로 이송해야 한다.

들이나 산에서 벌에 쏘인 경우 우선 쏘인 부위를 확인해 벌침이 박혀있으면 신용카드 같은 판 모양의 물건을 이용하여 밀어서 제거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핀셋이나 손끝으로 제거할 경우 박혀있는 벌침 끝에 독성분이 짜지면서 몸속으로 더 들어갈 수 있다.

 

곤충에게 물린 경우

어떤 곤충이든 물린 부위는 부종과 통증, 소양감이 발생한다. 대부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그냥 모기 물린 경우와 비슷하게 특별한 치료 없이 며칠 내에 호전되기 마련이지만 물린 부위 부종이 심해지고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는 곤충의 독성분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고 상처 부위의 2차적인 세균 감염으로 인해 연조직염(cellulitis)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곤충에 물린 상처는 대부분 간단한 소독과 증상 치료를 해주면 된다.

간혹 진드기에 물렸다고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진드기의 모양과 상처 부위를 보고 그것이 살인 진드기에 물린 상처인지는 구별할 방법은 없다. 우선 진드기에 물린 것을 확인하면 진드기를 제거해야 한다. 그냥 손으로 뜯어내면 진드기의 일부가 몸에 박혀있을 수 있어서 핀셋을 이용하거나 병으로 내원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진드기를 제거한 후 몸의 변화를 관찰해야 하는데 잠복기는 약 4~5일 길게는 2주까지도 갈 수 있으며 증상으로는 고열, 식욕저하, 구토, 설사, 복통, 전신통증과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에 내원하여 혈액검사와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쯔쯔가무시병 진단이 필요하다. 두 질환 모두 진드기 매개로 발생하는 중증의 질환이기에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동물에게 물린 경우

대표적인 경우가 개와 고양이에게 물린 경우이다. 개나 고양이의 이빨에는 많은 수의 세균이 살고 있어 물린 경우 우리 몸속에 세균이 들어와 염증, 통증, 부종을 일으킨다. 만일 물렸다면 흐르는 물에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어내고 병원으로 내원해야 한다. 특히 개에게 물린 경우 개의 예방접종력을 알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광견병 예방접종력을 알면 더욱 도움이 되지만 모른다고 하여도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는 광견병 호발 지역이 아니며 광견병 발생 빈도도 매우 낮기 때문에 우선 상처 소독과 2차 세균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항생제, 파상풍 백신주사를 처방한다. 자신을 물었던 개가 침을 흘리고 아무나 물려고 하는 등의 광견병 증상이 있는지 약 10일 정도 관찰해야 한다. 상처가 커서 봉합이 필요한 경우 지연봉합을 한다. 이는 상처를 2~3일 정도 열어두고 소독만 한 후 봉합하는 방법인데 이는 바로 봉합할 경우 손상 조직 내 남아있는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이 심해질 수 있어 지연봉합을 하게 된다. 고양이의 경우도 개와 마찬가지로 치료를 하게 되며, 이는 사람에게 물린 경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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