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를 통해
살고 싶은 평택
우리 아이도 살게 하고 싶은
평택이 되기를 바란다

 

▲ 한미숙
용이동 시민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보던 단어, 협치. 협치의 사전적 의미는 ‘힘을 합쳐 잘 다스려 나간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협력은 민과 관의 협력을 말한다. 하지만 평택에 살면서 내가 느끼는 협치는? 몇 년 전부터 평택에서 열리는 시민토론회, 올해 열린 시민협치아카데미 정도가 전부였던 것 같다. 협치를 위한 공론장과 교육을 가 보았지만, 과연 우리 시민들이 알 수 있을 만한 협치는 찾아볼 수 없었기에 평택의 상황을 알고 싶어 지원했다.

평택시 정책기획과 시민협치팀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교육은 10월 16일부터 3주, 17강 30시간 동안 평택시청 구 평택시의회 건물 지하에서 40여 명의 관심 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교육과정은 평택 협치의 이해와 주민참여제도와 예산제도, 지역사회 혁신론, 협치 과정의 방법론 등 교육, 협치 과제 모의수행으로 이뤄졌다.

막연히 ‘협치’의 사전적 의미만 알고 있는 필자는 조금 부담스러운 교육이기도 했다. 하지만 평택시민으로서 평택의 협치 상황을 알아보고 내가 배워서 잘 모르는 시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다.

하지만 필자가 교육을 들으며 느낀 점을 몇 가지 적어보겠다.

첫째, 그동안 평택의 공동체 활동이나 마을에 관심이 있어 이곳, 저곳 문을 두드리고 교육도 받았지만 항상 갈증만 더했다. 어떠한 교육 현장을 가도 항상 모여 있는 ‘끼리끼리’ 문화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교육 전 소개에서도 꼭 소속을 적어야 하는 교육. “필자와 같은 평범한 주부나 관심은 있지만 소속된 단체가 없는 시민이 참여하기 불편한 교육이 과연 협치에는 얼마나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이런 교육 내용도 필자처럼 홈페이지에 가 보거나 SNS를 하지 않는 사람은 알지도 못한다. ‘끼리끼리’ 공유하고 교육받는다. 물론 사회가 발전하려면 끼리끼리는 필요하다. 하지만 끼리끼리를 넘어서야 더 큰 발전을 이룰 것이다. 같은 시민끼리, 마을공동체끼리도 협력이 안 되는데, 이 상황에서 민·관 협치는 ‘신기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둘째, “이 교육이 과연 제대로 연결이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행정에서 시작하는 교육은 모든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활용될 것처럼 그럴듯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활동으로 연결된 것은 없었다. 무엇을 위한 교육이었는지 모르는 교육들로 끝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민·관 협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민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리에서 자신의 어려움만 토로하면 협치는 절대 이뤄질 수 없다. 시민은 공무원들이 법이나 제도에 의한 한계와 그에 따른 행정감사 부담 등 애로사항을 알지 못한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어야 협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교육이 더욱 자주 있어야 하고, 아주 쉬운 교육부터 전문교육까지 단계별로 진행돼야 한다. 또한 활동가로 일하는 사람들도 계속 교육을 받으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일회성 교육이 아닌 실제 활동으로 연결하는 교육이 돼야 듣는 시민들도 더욱 자발성과 참여도가 높아질 것이다.

전국에서 가장 협치가 잘 이뤄진 도시가 돼 ‘살고 싶은 평택, 우리 아이도 살게 하고 싶은 평택’이 되기를 평택시민의 한 사람으로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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