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는
수소충전소 관련 업무를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할 의무가 있다

 

▲ 박환우 공동대표
평택환경행동

초겨울 북서풍을 타고 은밀한 살인자 ‘미세먼지’가 다시 몰려왔다. 마스크와 모자로는 미세먼지를 피할 수 없다. 충청남도 서해안 지역의 현대제철소, 석탄화력발전소, 석유화학단지 등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와 함께 평택을 비롯한 경기도 남부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는 평택시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복잡한 과제다. 평택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친환경자동차인 수소차, 전기차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 2개소, 전기차충전소 221개소 설치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1월 6일 평택시민환경연대 회원들과 함께 울산 수소에너지 홍보관과 수소생산공장, 수소충전소 등을 다녀왔다. 석유화학단지가 자리 잡은 울산광역시는 우리나라 수소 산업을 앞장서서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날 방문한 울산광역시 온산읍 덕양케미칼 수소생산공장은 원재료인 천연가스로 고순도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수소는 대형 튜브트레일러에 고압으로 저장·운반하고 있다고 한다. 경부고속도로 하행 안성휴게소 수소충전소에는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덕양케미칼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가 공급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수소충전소에서 판매하는 수소 가격의 30% 이상이 튜브트레일러 운반 물류비용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이 기업 관계자는 평택시가 수도권 수소생산기지로 적합하고 앞으로 평택LNG기지에 수소생산기지가 구축될 것이라는 전망을 이야기했다.

실제로 경기도와 평택시는 수소생태계 구축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포승읍 원정리 LNG 천연가스 인수기지 냉열부지에 수소생산기지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원정리 냉열부지는 천연가스 공급에 유리하고, LNG 냉열을 액화수소 생산에 활용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고속도로에 접근해 있어 생산기지로서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수소분야 전문가들이 평택시를 수소생산기지로 높게 평가를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평택시 수소충전소 운영사업자 선정 과정부터, 시공업체 선정까지 많은 문제가 있다. 환경부가 추진 중인 수소충전소 확대사업 대상 43개소 중 11개소에 지난 6월 노르웨이 수소충전소 폭발사고의 당사자인 ‘Nel’사가 시공업체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Nel’사는 사고 이후에도 한국가스기술공사 등을 비롯한 한국 공기업, 지자체 등과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평택시 수소충전소 신설사업을 위탁받아 진행하는 가스기술공사는 사고가 발생한 6월 이후에도 ‘Nel’사와의 계약을 정상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소충전소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안전성이 확보돼야 하고, 시민과의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미래에너지로서 수소생산기지와 충전소를 평택시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 제공과 시민들과의 소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중앙정부, 경기도와 협력해 수소차, 수소충전소 보급을 확대하는 평택시의 정책을 공감하지만, 평택시 수소충전소 운영사업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안정성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평택시는 수소충전소 관련 업무를 환경국으로 통합하고,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할 의무가 있다. 시민 중심의 협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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