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랑/난다

 

 

   
▲ 이민지 사서
평택시립 팽성도서관

<피프티 피플> <보건교사 안은영> 등을 쓴 정세랑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며, 이번에 전면개정판으로 재출간 되었다. <덧니가 보고 싶어>라는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독특한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순식간에 다 읽을 만큼 코믹했고 특별했다. 처음에는 연애소설인가 싶다가 판타지 소설로 바뀌고 나중에는 스릴러 소설이 되어버린 이 책!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이야기는 ‘재화’와 ‘용기’라는 남녀 주인공이 이끌어간다. 재화의 시점, 용기의 시점이 번갈아 나오는데 둘은 현재는 헤어진, 과거의 연인 사이였다. 재화는 직장에 다니면서 단편소설을 쓰고 있다. 총 아홉 편의 단편소설은 재화의 시점에서 서술되는데 판타지, SF, 동화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 있다.

이 내용 역시 상상력이 풍부하고 매력적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단편은 ‘닭발은 창가에’였는데 다 읽고 나서 웃음이 팡 터졌다.

“재화는 용기를 아홉 번 죽였다. 매번 다른 방식으로, 숨을 확실히 끊어놓았다”

이 책의 첫 문장에 나타난 것처럼 재화는 소설 속에서 용기로 연상되는 인물을 계속 죽이며 끝을 냈다. 그러던 어느 날, 용기는 이상한 문장들이 자신의 몸에 새겨지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되고 영문을 알지 못해 당황스러움을 느낀다.

그 문신은 바로 재화가 쓴 소설에서 용기가 죽는 문장들이었다. 한 사건으로 인해서 재화와 용기는 다시 만나게 되는데, 마지막 장까지 다 읽고 나서야 왜 덧니가 보고 싶었는지 알 수 있었다.

마무리 부분에서의 전개가 조금 아쉬웠지만, 정세랑 작가의 유머러스함과 경쾌함이 느껴져 좋았다. 작가의 말에서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의 입속에서 슈팅 스타처럼 톡톡 터지고 싶은 마음은 바뀌지 않았습니다’라고 쓴 것처럼 말이다.

나에게 정세랑 작가는 정말 유머 코드도 잘 맞고 슈팅 스타처럼 톡톡 터지는 작가임이 틀림없다. 정세랑 작가의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 책을 먼저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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