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배려에 기초한
사회적 거리두기
나눔과 연대로 이겨내자

 

   
▲ 이상규 前 감사
평택농협

도시와 농촌이 모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고요하다. 사람들로 인해 붐비던 도시는 인적이 끊기고 한산하며, 새로운 봄을 맞이해 분주해야 할 농촌은 정적만 흐른다. 사람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생기를 잃고 바뀐 계절의 온기를 느끼지 못한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집단 발병해 시작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월 중순까지는 발생이 줄어드는 듯하다가, 신천지와 연관된 지역 감염이 확산되고 최근 확진자가 5000명이 넘으면서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국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신종 바이러스로, 그 전파력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되고 현재 치료제나 백신이 없기 때문에 세계적 대유행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다만 세계보건기구가 예측하고 있는 치명률이 이전 발생했던 신종 바이러스보다 비교적 낮은 1% 수준이다. 의료계에서는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되겠지만 과도한 공포감을 갖기보다 개인위생 관리와 예방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하고 있다.

현재 방역 당국과 의료계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분간 자발적 격리에 가까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약 10여 일이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전국으로 스며든 코로나19를 완벽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의료전문가들은 확진자와 접촉자를 격리하는 것만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멈출 수 없다고 판단하고 온 국민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온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회·경제적으로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등교, 종교 행사, 행사·모임 등을 당분간 중단하고 외출 활동과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어찌 보면 일시적 인적 교류의 단절을 말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자영업자와 골목상권의 고통을 동반할 수밖에 없으며, 소비 축소로 전반적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어려움과 희생이 따르겠지만,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최근 이런 불가피한 선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점포 임대료를 낮춰주는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이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는 따뜻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는 함께 노력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믿음과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배려의 실천이다. 국가적 재난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을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

또한 광주광역시를 비롯한 많은 자치단체가 대구·경북에 집중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치료를 돕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는 위기의 순간 나만 살겠다는 이기주의가 아닌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나눔과 연대 정신의 실천이다.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신종 전염병 확산 위기 속에서 희생과 고통을 접하겠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과 배려 그리고 나눔과 연대의 실천을 통해 이를 극복할 것이다. 의료전문가들이 제시하고 있는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예방수칙을 잘 지키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 다하자. 그리고 기다리자. 우리들의 봄은 반드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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