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선/유유

 

▲ 김소희 사서
평택시립 비전도서관

글쓰기는 어렵다. A4 한 장 분량의 서평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여전히 진척이 없다. 전보다 글씨 쓸 일은 없어진 대신 글을 쓸 일은 많아졌는데 개인적인 일기, 블로그, SNS에서 보고서까지 각종 글쓰기는 지금이 글씨가 아닌 글을 써야만 하는 시대라는 것을 우리들에게 보여준다. 글쓰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내가 망할 놈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지’라고 시대를 탓하고만 있을 것인가? 못 쓰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나아 가보자.

글쓰기는 번역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모든 글쓰기가 다 그렇다고 말하는 건 무리겠지만 최소한 제가 알고 있는 글쓰기는 그렇습니다. 나만의 슬픔, 나만의 아픔, 나만의 기쁨, 나만의 분노, 나만의 생각, 나만의 의견을 모두에게 통용되는 언어로 표현해야 하니까요. 사실 글쓰기가 어려운 것도 다 이 때문이죠. 번역을 해야 하니 어렵지 않다면 외려 이상하겠죠. p.13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나만의 것과 모두의 언어 사이를 좁히는 작업. 즉, 적당한 타협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몇 가지 저자가 제안한 방법을 정리해 보았다.

첫 번째, 일단 한 문장부터 써보자. 무조건 짧게 쓰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한 문장을 써 놓고 문장을 끊지 말고 살을 붙여 계속 이어 써본다.

두 번째, 길게 이어지는 한 문장 쓰기. 나만의 것을 모두의 언어로 번역해보는 과정을 반복해서 글을 다듬다보면 한 문장을 써 놓고 다음 문장엔 뭘 써야 할지 막막해서 글을 이어 나가지 못하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고 주어, 서술어, 접속사 등을 적절히 활용해 문장 쓰는 연습이 된다.

세 번째, 나만의 것에서 모두의 언어로 바꾸는 것을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습관화해보자. 글을 쓰는 주체인 ‘나’가 쓴 글이 문장의 주어인 ‘나’가 쓴 글로 바뀌는 과정을 연습한다.

네 번째, 나만의 것이 아닌 너만의 것에 대해 쓰기. 내가 아닌 다른 화자가 되어 글을 써보자. 생활하는 나에서 벗어나 글을 쓰는 나와 맞닥뜨리고 익숙해지는 훈련을 통해 내 글쓰기 습관에서 벗어나 다양한 화자의 입장에서 글을 쓰는 경험을 통해 상황을 생각하고 묘사하고 설명하면서 글쓰기의 시야를 넓힐 수 있다.

저자가 책 속에서 언급한 말과 글을 차이를 보면서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느껴진다. 말은 목소리와 표정 몸짓 때로는 침묵까지 상대의 공감이나 이해를 얻기 위해 동원되지만 반면 글은 오직 읽는 행위 하나만으로 독자를 정해진 시간 동안 묶어 두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공감도 얻고 이해도 얻어야 한다. 이렇듯 문장을 쓰는 건 자연스러운 행위가 아니다.

지극히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행위이고, 당연히 꾸준하고 반복적인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어쩐지 저자의 글쓰기를 위한 방법을 읽고 나니 더욱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생겨 어렵게 느껴진다. 일단 글을 잘 쓰기 위한 팁들을 기억하는 대신 내가 어떤 때 글을 써보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와 친해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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