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뫼어스/문학동네

 

 

▲ 이민지 사서
평택시립 장당도서관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야기, 발터 뫼어스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가 화려한 풀컬러 그래픽노블로 재탄생하였다. 1권 ‘부흐하임’과 2권 ‘지하묘지’ 등 전체 2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예쁜 색감과 디테일이 살아있다. 원작 소설을 읽은 독자라면, 텍스트를 읽으면서 상상해왔던 이미지와 실제 그래픽노블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가상의 대륙 ‘차모니아’의 린트부름 요새에는, 젊은 작가 지망생인 주인공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가 살고 있다. 힐데군스트의 대부 시인 ‘단첼로트’는 차모니아 사상 가장 완벽한 원고를 유품으로 남긴 채 숨을 거둔다. ‘가장 완벽한 원고’를 읽은 힐데군스트는 ‘오름’에 도달해 엄청난 감동과 전율을 느낀다. 이 원고의 주인을 찾아 꿈꾸는 책들의 도시인 ‘부흐하임’으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멀리서부터 이미 그 도시의 냄새가 난다. 오래된 책들이 풍기는 냄새. 엄청나게 큰 고서점을 활짝 열어젖힌 것 같다. 폭풍이 이는 듯하다. 책 먼지로만 이루어진 폭풍. 그곳은 여전히 독서가 진짜 모험인 장소니까. 지금 이 이야기는 당연히 부흐하임,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 대한 것이다. 왜 미리 경고하지 않았느냐고 내게 따지지는 마라... - 1권 9p.

화려하고 풍부한 일러스트 덕분에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실제 책의 세계로 푹 들어갔다가 다 읽은 순간 현실로 넘어온 느낌이 든다. 그리고 부록으로 그래픽노블의 메이킹 스케치 등 제작과정이 담겨 있어 이야기가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준다.

특히, 책을 좋아하거나 판타지 동화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꿈꾸는 책들의 도시> 이야기를 추천하고 싶다. 원작 소설을 읽어보려다가 포기한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일단 독일 소설이라 등장인물 이름 자체가 길고 어려워 눈에 확 들어오지 않을 것이고 판타지 장르라 내용이 직관적으로 파악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진입장벽을 느끼고 원작 소설을 읽지 못한 사람들에게 먼저 그래픽노블로 읽기를 추천한다. 먼저 그래픽 노블로 접한다면 내용이 한층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리고 원작 소설을 읽어보면 진짜 부흐하임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플로리안 비게에게 독일어로 된 최고의 만화에 주어지는 독일 판타스틱 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그래픽노블 1부 말미에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화보를 수록해 화려함의 극치로 탄성을 자아내고, 용어 해설을 실어 부흐하임과 다양한 캐릭터의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왔다. 2부 말미에는 메이킹 스케치가 실려 그래픽노블의 제작과 두 작가의 협업과정을 엿볼 수 있다.

발터 뫼어스가 제일 먼저 소설 줄거리와 대화를 그림 설명과 맞추는 것을 시작으로 흑백의 밑그림을 그리면 플로리안 비게는 그것을 바탕으로 채색을 위한 스케치를 한 다음 색을 입혔고 그후 서체 작업이 이루어졌다. “눈이 즐거운 문학적 축제”를 위해 두 작가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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