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구성원들이
염원하는 바람직한
민주적 총장선출제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 장희선 교수
평택대학교
융합소프트웨어학과

평택대학교 평교수회는 지난 3월 31일 교수협의회와 민주교수노동조합의 후원으로 ‘민주적 총장선출제도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교육부의 제2기 임시이사가 파견된 평택대학교의 현 상황에서 바람직한 총장 선출제도, 총장의 덕목과 역할, 대학 정상화 방안 그리고 정이사 체제를 위한 선결과제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세미나는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오래전부터 아직까지도 그 해답을 명쾌하게 찾지 못한 물음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특히, 세미나에서 발표되고 논의되는 내용이 최근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체주의에 저항하는 ‘세 손가락 경례, Three Finger Salute’와 그 의미가 맞닿아 있는 것 같다. 세 손가락 경례는 1789년 프랑스 혁명의 자유, 평등, 박애 세 가지 가치이기도 하고 전 세계 스카우트 회원들의 우정과 예의를 표하는 삼지례 三指禮에서 원형을 찾기도 한다.

세 손가락 경례에서 하늘을 향해 펼치는 검지, 중지, 약지는 ‘선거, 민주주의, 자유’를 표방한다. 먼저, 첫 번째 손가락이 의미하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제도이다. 세미나 발표에서 전문가들은 평택대학교에서 가장 바람직한 총장 선출제도로 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기구 구성을 통한 직선제 또는 간선제가 이사회의 직접 임명제보다 더욱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대부분 사립대학의 총장 임명은 이사회의 고유권한으로 치부하며 직접 총장 임명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화여대, 숙명여대, 한국외대 등 국내 8개 대학 정도가 ‘선거’ 제도를 도입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최근 일부 사립대학에서 일어나고 있는 임명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차선책으로서도 ‘선거’는 반드시 총장선출제도에 반영돼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손가락은 ‘민주주의’를 뜻한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국민이 자신을 지배하는 것이다. 평택대학교 총장선출제도와 규정에도 대학 구성원들의 뜻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일부 사립대학 이사회와 총장들은 대학을 자신들의 사유재私有財로 인식하고 있으나 공공재公共財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학 교육의 공공재 가치는 대한민국 ‘헌법’ 제31조에 명시된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명시된 부분에서 그 맥락을 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손가락은 ‘자유’를 표방한다. 자유는 존재가 기반이 된 의지의 형태이다. 자유라는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발생하게 되는 결과는 자유롭게 행동한 그 사람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자율적 개념이 항상 뒤따른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제발표 전문가들은 대학 교육의 자유와 자율권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보다 대학 자치기구의 구성과 학칙화를 주문했다. 대학 거버넌스를 확립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는 총장 중심의 학사 운영 그리고 법인 이사회의 지나친 학사 개입 등의 개연성을 예방하는 것이다.

다가오는 5월 18일은 광주 민주화운동 41주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많은 사람이 따라 부르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태국, 홍콩에 이어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서도 ‘세 손가락 경례’와 함께 불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순간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미얀마에 더 이상의 인명 피해 없이 하루속히 민주화의 따뜻한 봄이 오길 바라며, 평택시민이 주인인 평택대학교에도 대학 구성원들이 염원하는 바람직한 민주적 총장선출제도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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