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한 삶의 행로를 찾도록
격려하고 지지해준다면
자녀는 언제나 배움을 즐기고
활기찬 사람이 될 것이다

 

▲ 이정주 센터장
평택평안
심리상담센터

공감과 조건 없는 사랑이 행복을 만든다. “조건 없는 사랑은 아이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의 가장 깊은 갈망이다”라고 에리히 프롬은 말했다. 안정된 가족을 만드는 가장 기본 요소는 사랑이다. 조건적 사랑의 관계를 맺는다면 구성원들에게 불안과 의존성을 키우며, 진실한 자아와 다양한 욕구를 숨겨야 하는 상황으로 이끈다. 반면, 안정된 관계의 경우 사랑에 조건이 없다. 가족 개개인의 주체적인 존재를 조건 없이 인정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건강한 관계유형은 바로 ‘공감관계’다. 공감관계에서는 상대방을 특정한 행동이나 성취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모습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한다. 공감관계를 맺는 가족은 독립적인 자아를 존중하고, 그것을 드러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지지하고 뒷받침해준다. 서로 공감하는 가족에서는 사랑에 조건을 달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든 서로 사랑한다. 책임의 문제보다 관계의 문제가 늘 앞선다. 하지만 ‘공감관계를 맺는 가족’이라고 해서 무책임한 행동까지 모두 받아준다는 뜻은 아니다. 상대방의 잘못된 행동에 단호하고 완고하게 맞선다고 하더라도 ‘사랑하는 관계’의 틀을 깨지 않는다. 누가 실수를 저질러도 비난하거나 질책하지 않고, 더 배우고 노력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격려할 때도 남과 비교하며 경쟁에서 이기라고 하지 않고, 지금의 자신을 기준으로 좀 더 나아지라고 말한다. 또한 노력 그 자체를 성취로 보기 때문에 특정한 결과나 성취를 강조하지 않는다.

조건 없는 사랑의 핵심은 사람과 행동을 분리하는 것이다. “내 행동에 대한 책임이 내게 있다 해도, 내 행동의 일부분이나 그 결과만으로 나를 규정짓지 마라” 우리의 행동은 모두 복잡한 세상을 배우고 이해하려고 하는 ‘수단’일 뿐이다. 수단은 본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당신의 행동은 한 인간으로서 당신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자신의 행동이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을 반영한다고 믿게 되면 모든 것이 부자연스러워진다. 조금이라도 상처를 덜 받기 위해 의존적으로 행동하거나 불안과 두려움으로 어색하게 행동한다. 가족이 구성원을 ‘게으르다’, ‘못됐다’, ‘멍청하다’, ‘못생겼다’, ‘이상하다’고 딱지를 붙이는 행위는 그런 ‘행동’만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거부하는 것이다. 특정한 행동이나 특성 때문에 아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만의 고유성, 존귀함, 숨 쉬고 생각하고 느낀다는 사실만으로 사랑한다. 아이든 어른이든 행동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그렇게 바라보아야 한다. 가족은 모두 하나의 인간으로서의 늘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소중한 존재다. 조건 없는 관계인 가족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에 대해서 단호하게 이야기하고 필요한 조치를 엄중하게 취하더라도 상대방의 인격에 대한 존중과 사랑은 저버리지 않는다. 조건 없는 사랑을 하는 가족에서는 아무리 바람 잘 날 없어도 개개인의 인격과 그들 사이의 관계는 늘 돈독하게 유지된다. 상대방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도록 하면서도 상대방의 인격과 관계를 위협하는 행동을 취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격려한다. 가족이 가장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임무는 아이에게 무엇이든 배울 수 있으며 성취하는 힘을 주는 것이다. 실수와 실패는 지식과 기술의 수준을 드러내는 신호일 뿐이며 더 많이 배울 기회라는 점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한다. 가족이 개인의 무한한 능력을 인정하고 긍정하면 개개인의 개체화 과정은 속도를 내고 힘을 낸다. 가족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개인은 어려운 일을 회피하고, 늘 불안해하며, 저항하거나 냉정해지고, 완벽주의 또는 아무것도 도전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행로를 찾도록 가족이 격려하고 지지해준다면 자녀는 언제나 배움을 즐기고 도전을 사랑하는 활기찬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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