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 적합한
고교평준화 시행을 위해
서로 애써 나아가야 할 것

 

 
▲ 박명진 대표
평택고교평준화실무협의체

공정하다는 착각을 넘어 ‘평택고교평준화’로 조건의 평등을 제공해야 한다. ‘평준화’라는 것이 그리 어려운 단어나 이론도 아닌데 왜 이해하기 어렵고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걸까? 필자는 이에 대한 대답을 <정의란 무엇인가>로 우리에게 알려진 마이클 샌델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얻었다. 그는 능력주의 신화는 공평한 기회 제공과 능력 발휘의 보장 장치라는 말처럼 간단하지 않으며, 더 이상 능력주의를 완벽하게 실천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능력주의가 가진 장점의 시효는 다했다고 분석했다.

“능력주의는 승자에게 오만을, 패자에게 굴욕을 퍼뜨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승자는 자신의 승리를 ‘나의 능력에 따른 것이다. 나의 노력으로 얻어낸, 부정할 수 없는 성과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다’라고 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보다 덜 성공적인 사람들을 업신여기게 된다. 그리고 실패자는 ‘누구 탓을 할까? 다 내가 못난 탓인데’라고 여기게 된다” 마이클 샌델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 본문 中

이에 빗대어 보면 평택시는 아직 고교입시를 치러야 진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성적이 좋아 원하는 학교를 선택해서 가든, 성적이 좋지 않아서 학교를 선택하지 못하고 밀려서 가든 어느 쪽도 행복하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

올해 6월 16일 평택지역 고교평준화 도입을 위한 ‘제1차 지역자문위원회’ 회의가 진행됐다. 이날 위원장으로는 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선정됐고, 정장선 평택시장과 경기도의회 의원, 학부모 대표, 지역 학교장, 지역단체 대표 등이 위촉됐다. 이날의 주요하게 결정된 내용은 평택지역 고교평준화 도입 시기를 2024년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학군 배정은 평택의 특성상 남부·북부·서부 생활권이 나뉜 것들을 반영해 세 개 구역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공공연하게 결정할 수 있는 지역자문회의가 열리기까지 숱한 시간과 과정들이 있었다. 고교평준화가 시행되기 위한 과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결정한 사항들이 이뤄지려면 해결돼야 할 과제들이 많다. 첫째, 학교 간 교육격차 해소, 비선호 학교 해소, 단위학교 교육과정의 다양화·특성화 계획 등은 충분한 대안을 가지고 있으며 고교학점제에 맞추어 무리 없이 준비하고 진행될 것이다. 둘째, 학교군 설정과 방식은 평택의 특성상 생활권에 따른 세 개 구역이 합리적이라 결정했고, 이에 따른 배정 비율을 40~60% 사이에 검토해 정하게 될 것이다. 셋째, 학생 수용률과 교통편 해결 부분에서 서부지역의 어려움이 가장 크다. 사실 이 문제는 평준화 이전에 이미 오래전부터 내재된 지역 현안이다. 하지만 이 문제가 지금까지는 수면 안에서 개인의 몫으로 해결돼왔고, 당연한 숙명으로 받아들여져 개선되지 않았다. 넷째,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학생이 원해서 선택하기보다 성적 미달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경우가 많았던 특성화학과에 대한 비선호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종합고등학교 자체에도 대안이 필요하다. 다섯째, 평택 인근 비평준화 안성지역 학생 유입에 영향이 끼칠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시험성적을 기준으로 해 평가하는 고교입시를 통해 그것이 공정하다고 여기며, 당연하게 모든 결과를 개인 학생의 능력과 그 가정에 몫으로 덫을 씌워 책임을 전가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고교평준화를 통해 개인이 감당했던 고통을 공공의 연대로 교육평등권을 제공하며 평택시와 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이 책임질 것이다. 분명 5% 정도의 민원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평택에 적합한 고교평준화 시행을 위해 서로 애써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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