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주변의
지극히 작은 자들을
다시 돌아보는
훈훈한 송년이 되면 좋겠다

 

 

   
▲ 정재우 대표
가족행복학교

BTS의 노래 중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있다. 가사에 담긴 내용은 너에 대한 사랑을 통해 비로소 작은 것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볼 때 작은 것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노래한다.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지나온 시간과 생존의 현장은 각박했다. 날마다 뉴스의 첫 기사는 언제나 코로나 소식으로 시작한다. 확진환자 수의 증가나 감소 소식이 핵 관심사이다. 요즘은 오미크론 확산세가 초관심거리이다.

이런 위기상황을 지나오면서 잃은 것이 많지만 얻은 것도 있다. 집콕하면서 가족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가족의 행복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말로만 해왔던 최후의 보루가 가족이란 걸 절절히 알게 되었다. 작은 것에서 행복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지극히 작은 것의 소중함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어떤 목자가 100마리의 양을 치다가 어느 날 한 마리 양을 잃어버렸다.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목자는 99마리를 들에다 두고 한 마리 잃은 양을 찾아 나선다. 천신만고 끝에 찾아내었다. 이때의 기쁨을 벗들과 나누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결혼예물로 받은 10개의 은화 중 하나를 잃어버린 여인이 온 집안을 구석구석 청소하다가 드디어 잃어버린 은화를 찾았다. 신랑의 사랑을 소홀히 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회복한 사랑의 기쁨을 이웃과 나누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철없는 둘째 아들이 아버지를 졸라 자기 몫의 유산을 미리 받아내어 먼 타국에 가서 탕진하고 거지가 되어 돌아온 유명한 탕자의 귀환 이야기다. 자신을 아들이 아니라 품꾼의 하나로 받아 달라는 아들을 죽었다가 살아왔다고 여기며 아버지는 살찐 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베풀었다.

이 이야기들의 배경을 보면 당시 신분사회에서 낮은 처지의 비천한 자를 멸시하는 풍조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다. 사람 중에 작은 자로 여김을 받는 자들이 현대사회에는 없을까?

소상인, 계약직 직원, 취준생, 경단녀, 독거노인, 외국인 노동자, 탈북자, 알바생 등 작다고 여김을 받는 자들이 많다. 하지만 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그들의 삶이 얼마나 더 어려워졌는지 코로나를 통해 확연히 보게 되었다.

소아병동 중환자실에서 한 가닥 희망을 붙잡고 놓을 수 없는 작고 어린 생명도 있다. 요양원에서 가족과 대면 면회도 할 수 없는 외롭고 쓸쓸한 고령의 부모가 있다. 코로나로 모든 걸 잃고 빚더미에 짓눌려 잠잘 틈도 없이 뛰는 택배원도 있다. 겨울나기가 더 힘겨운 차가운 보도에 누워야 하는 노숙자도 있다.

작지만 그들도 소중한 우리 이웃이자 가족이며 공동체 구성원이 아닌가? 세계 평화, 제4차 산업혁명시대, 메타버스 미래사회, 다가온 대선도 중요하겠지만 내가 살고 있는 주변의 지극히 작은 자들을 다시 돌아보는 훈훈한 송년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여전히 위드코로나로 이어질 낯선 새해를 담담하게 맞이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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