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너머를 상상하는 힘 ‘토브 아이막 도서관’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연 몽골 토브 아이막 도서관을 다시 찾았을 때의 느낌은 ‘뼈를 바꾸고 태를 빼낸다’는 의미의 ‘환골탈태’ 그 자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눈에 띄게 다양해졌다는 점과 그들의 활기찬 모습이었습니다. 공간이 바뀌면 도서관에 대한 이용경험이 바뀐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마음 한켠이 목화솜처럼 몽글몽글 부풀어 오릅니다. 하지만, 감동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앞으로 도서관이라는 가능성의 공간 안에서 펼쳐지게 될 놀라운 일들을 상상해본다면 말이죠.

■ 왜 도서관인가?
도서관이야말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계속해서 질문을 만들어 내도록 격려하고 돕는 성장의 공간이자 환대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빌게이츠가 어린 시절 꿈을 키웠던 마을도서관과 하버드 졸업장보다 더 소중하게 여겼다는 책 읽는 습관을 들일 기회가 토브의 어린이들에게도 주어졌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도서관은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천국이 있다면 아마도 도서관처럼 생겼을 것’이라 했던 보르헤스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토브 아이막 도서관에서 만난 아이들은 그 공간을 무척이나 즐기고 있었습니다. 

 

 

■ 모든 어린이는 격려 받고 자라야 
자신이 태어날 곳을 미리 정하여 태어날 수 없는 모든 어린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선대세대로서의 어른의 역할이자 우리 사회가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가는 방향일 것입니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배움의 공공성 실현’이야말로 도서관의 중요한 사회적 기능입니다.
《애도》의 작가 베레나 카스트는 학대받은 아동이 갖게 되는 예술 취향은 불행 중에서도 오아시스와 같다고 했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앎에 목마른 아이에게는 도서관이 바로 그 오아시스가 될 것입니다. 고요한 시간을 갖고 싶은 누군가에게는 은밀한 안식처가 될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도서관에 첫 발을 내디딘 그 순간이, 서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 권의 책이 삶에 비친 한 줄 기 빛이 될 것입니다.

 

 

■ 영감과 창조의 공간 ‘도서관’
새롭게 태어난 토브 아이막 도서관에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먼 훗날 자신의 성장을 돌이켜 볼 때, 도서관에서 보낸 시간들이 서랍가득 쌓여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평택과 토브를 넘어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공존하고 연대하는 세계시민으로 성장하기를 고대합니다. 
토브 아이막의 어린이·청소년들이여! 천국의 다른 이름 ‘도서관’에서, 쏟아질 듯 반짝이는 초원의 별을 쫓던 그대들의 맑은 눈망울로 마음껏 책을 읽고, 노래하고, 상상하시라. 그리하여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시라!

 

▲ 유현미 관장
평택시립 배다리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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