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를 고쳐서라도
능력과 자질이 안 되는 공직자들을
끌어내려야 한다

 

   
▲ 공일영 소장
청소년역사문화연구소

최근 공직자의 자질에 대한 논란이 많다. 임명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물의를 일으켜 낙마하는 장관이 있는가 하면 교육부장관이자 사회부총리는 숱한 구설수로 임명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한 뒤 낙마해 아직 공석으로 남아있다. 이는 국가적으로 아주 크나큰 손실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입으로만 외치며 실제는 임명권자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아 임기도 다 채우기 전에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는 일이 다반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조선의 실학자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목민관牧民官의 자세를 이야기했다. 임금과 지방관은 규모가 다를 뿐 행정행위의 본질은 같다는 것으로, 자기 능력보다 벼슬이 크면 눈을 가리게 되어 국민들을 불행하게 하므로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목민관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안 된다는 뜻이다.

이는 오늘날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임명을 받은 자는 이런저런 결격 사유가 넘치고, 결격 사유가 없는 청렴한 인물은 그 자리에 가지 않기 위해 극구 사양한다. 무엇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까? 아마 공직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공직에 대한 생각이 자신의 명예와 권력을 탐하는 자리 정도로 생각한다면 존경은커녕 비난으로 가득 찬 원망과 한탄이 차고 넘칠 것이다. 반대로 봉사와 헌신의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며 안위를 살핀다면 대대손손 그 이름을 남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작금 공직자들의 모습은 전자에 가까운 사람이 더 많다.

공직사회에서는 인지상정이라고 되도록 긍정 평가를 해서 승진시키는 분위기가 만연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설문조사 하나로 평가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현장실사를 통해 적극적인 평가를 시행하고, 더욱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다. 몇몇이 작당해서 점수를 조작하지 못하도록 예방하고, 객관적 지표를 활용해 정량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억울함이 발생하지 않고 참된 리더가 선발될 것이다.

대통령 또한 마찬가지로 그 역량과 자질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것인데 최근 국내외적 실수가 잦아지고 있는 것은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행정부 수장이 그러할진대 하부로 내려갈수록 발생할 문제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지자체장이나 학교장도 마찬가지다. 자질과 역량이 되지 않는데 이렇게 저렇게 점수 긁어모아 겨우겨우 그 자리에 앉았다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구멍 난 댐과 같은 상황일 것이다. 적어도 한 조직의 리더라면 외풍을 막아주고 구성원을 격려해서 한마음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못할 바에야 몸에 맞지 않는 옷을 하루라도 빨리 벗어야 한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그자들은 자신이 입은 옷이 자기 몸에 맞지 않는다는 것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목소리를 내어 알려주어야 한다. 완장 하나 걸쳤다고 해서 자기 세상인 양 호령하는 꼴을 더 이상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그런 자들 밑에서 암흑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구성원들과 국민들이 가여워진다. 제도를 고쳐서라도 문제가 있고 능력과 자질이 안 되는 공직자들을 끌어내려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웃으며 사는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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