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축제를 위한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재단 관계자의 말은
너무 무책임하다

 

▲ 김혜영 의원
평택시의회

평택시문화재단이 야심차게 기획한 평택의 첫 번째 대표축제가 참담한 실패로 끝나면서 재단의 역할을 묻는 지역사회의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7일과 8일 소사벌레포츠타운에서 열린 ‘평택한가락페스타’는 당초 많은 시민이 우려했던 대로 실패를 여과 없이 보여줬다. 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축제 명칭은 시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했고, 이러한 문제는 결국 넓은 소사벌레포츠타운과 대비되며 개막공연에 200여명, 폐막공연에 200여명이 참여하는 참담한 상황으로 이어지기에 이르렀다. 현장에 있었던 시의원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시민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번 한가락페스타는 기업 후원까지 모두 5억여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었다고 한다. 5억 원이라는 예산을 일반 단체에게 고르게 나눠주어도 수천 명이 훨씬 넘는 관객이 모일 것이 예상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전문가들이 모였다는 평택시문화재단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재단 관계자가 “내년 축제준비를 위한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다. 그러나 내년을 위해 헛되이 쓰인 돈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평택시를 위해 쓰인 시민의 예산이라고 생각하면 재단 관계자의 이 말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실로 무책임한 말이 아닐 수 없다. 평택시의회에서는 4억 3000만원 예산을 올려 승인받았음에도 그 예산 외에 별도로 기업 후원을 받은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들을 기망한 것은 결국 시민을 속인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가락페스타’는 지역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국악을 모토로 삼았다고 함에도 처음에는 지역의 대표 격인 평택농악과 평택민요를 배제하는가 하면 말도 안 되는 출연료를 제시했다는 지역 언론의 지적을 보면서도 필자를 비롯한 지역사회는 적잖이 분노했었다. 

언론 기사에 의하면 이번 축제현장을 살펴본 축제 전문가는 평택에서 진행한 축제가 총체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기획단계에서 제시했던 이번 축제의 비전으로 한국음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제시했다는 부분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평가이다. 

평택시문화재단이 설립되기 이전인 지난 2019년, 평택시가 자체적으로 ‘평택소리악축제’를 진행했을 때도 곳곳에서 총체적인 문제점이 드러났었고, 그에 따른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평택시문화재단이 설립된 이후 전문가라고 칭하는 집단에서 왜 문제점이 많았던 평택소리악축제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인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시민이 재단에 거는 기대는 그 집단이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집단이기 때문이지 허울 좋은 단체 하나가 설립됐기 때문이 아니다. 평택시문화재단은 이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은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평택시문화재단이 좋은 예이다. 빈 수레가 요란하지 않기 위해서는 시민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겸손한 마음으로 지역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시민은 바보가 아니다. 재단의 전문가들을 고용하는 것은 바로 ‘시민’이라는 사실을 재단 관계자들은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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