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운명을 바꾸고
높은 삶의 질을 누리고 싶은 시민이라면
‘평택공항’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정국진 전 연구원평택대 국제물류해양연구소
정국진
전 연구원평택대
국제물류해양연구소

김동연 경기지사 핵심공약 ‘경기남부 국제공항’ 유치 움직임과 관련, 정장선 시장은 신년 회견에서 소음 및 높은 땅값 때문에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평택항 추가 매립 부지의 최남단이라면 이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이곳에서 포승·안중 중심지, 고덕·평택역까지의 거리는 각각 약10~25㎞다. 이 정도는 김포공항에서 여의도·서울역·강남까지의 거리인데, 그곳에서 공항 소음 피해를 호소하며 보상금을 달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도리어 김포공항과 전철로 연결된 곳곳이 가치가 올랐다.

‘Tri-port 트라이 포트’라는 개념이 있다. 육지와 바다는 물론이요, 하늘까지 통할 수 있는 도시를 말한다. 전 세계적 허브 도시인 두바이는 철도·항구·공항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창출한다. 20세기만 해도 허허벌판 작은 부족마을이었던 곳은 ‘사막의 뉴욕’으로 탈바꿈했다. 세계 11위 도시경쟁력의 두바이는 2040년 580만 명까지 인구가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부산과 인천을 트라이포트로 꼽을 수 있다. 두 도시 모두 육해공 어디로든 통하는 길을 가지고 있고 이를 원동력으로 하여 대한민국 제2, 3의 도시가 될 수 있었다. 이런 트라이포트식 도시발전 전략은 전북, 강원, 광주·전남, 대구·경북도 채택 중이다. 한데 정작 천혜의 조건을 갖춘 평택이 공항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다면 정 시장의 핵심 어젠다인 100만 특례시로의 길은 요원할 것이다.

경기도시공사 및 아주대가 수행한 용역에서 경기남부 국제공항은 경제성 기준치를 두 배 이상 상회하는 결과를 냈다. 잠재수요 인구가 바글바글한 데다 ‘반도체공항’으로서 물류 핵심 거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망하려야 망할 수가 없는 수준인데 화성 화옹지구에 지어야 한다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그곳은 현재든 미래에든 대형 항구를 가까이 활용할 수 없으며, 현시점에서는 고속도로나 철도 인프라가 거의 없어 막대한 국가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쏟아 부어야만 한다. 반면 평택항은 고속도로가 갖춰져 있고 철도 역시 2030년 이후 개통된다. 게다가 화성 화옹지구는 전 세계적 멸종위기종이 날아들어 람사르 습지 지정을 준비 중이다. 그러니 생태계를 파괴하기보다는 친환경 생태휴양 관광지로 가꾸는 게 더 잘 어울리겠다.

평택시는 서부지역 발전을 위해 포승BIX·현덕·화양지구, 평택선의 강릉 연결 등 각종 개발계획을 준비 중이나 진척이 더디거나 경제성에 대한 물음표가 따라다닌다. 평택항에 생길 공항은 서부권에 산재한 개발 계획들의 경제성을 높여 현실로 가능케 한다. 천안역, 수원역 등지에서 수도권 전철을 이용해 평택의 항만과 공항 시설을 이용하는 미래상을 손쉽게 그려볼 수 있다. 평택호관광단지는 공항 이용객들이 손쉽게 찾게 될 곳이 되는 만큼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된다. 항공우주 산업도 따라올 것이다.

경기도와 정부의 의지가 있는 만큼 ‘경기공항’은 확고한 대세다. 도시의 운명을 바꾸고 훨씬 높은 삶의 질을 누리고 싶은 평택시민이라면, ‘평택공항’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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